'KB금융 LIG손보 인수 무산 위기' 왜?

사외이사 배짱에 금융당국도 절레절레
금융위 "지배구조 구체적 개선안 내라" 승인 미뤄
계약기간 재협상 가능성도… 성사돼도 비용 눈덩이

KB금융그룹의 LIG손해보험 인수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금융위원회가 지배구조 불안정 등을 이유로 LIG손보 인수 승인을 미뤄 연내 인수 가능성이 희박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맺은 KB금융그룹과 LIG손보간 주식매매계약에 따르면 양사간 계약 시한은 올 연말로, 시한을 넘기면 계약을 종료된다. 하지만 금융위는 계약 종료는 양사간 문제로, 승인 여부를 판단할 때 이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연내 인수 승인 가능성 희박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의 LIG손보 인수에 대한 금융위의 공식적인 입장은 '좀 더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날 "KB금융이 LIG손해보험을 인수하려면 자회사 경영관리, 지주사의 지배구조 개선이 핵심인데 이 문제에 대한 개선 방안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개선 방안이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KB금융지주가 최근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도출하기로 했지만 금융위는 특정 이벤트와 관련 없이 검토한다는 생각이다.

KB금융지주는 지난 12일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모범적인 지배구조 정착을 위한 프로젝트 추진'을 결의했다. 지배구조 개선 TF는 내년 4월 말까지 활동기한을 정하고 개선안을 내놓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KB금융이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며 "지배구조 개선 TFT 출범 등과 같은 액션을 취하는 것만으로는 안된다"고 말했다.

■ KB금융 발등의 불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KB금융은 이날 금융당국의 속내를 파악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일단 KB금융은 금융당국이 무엇을 원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금융위가 겉으로는 지배구조 개선을 얘기하지만 속내는 사외 이사 사퇴를 요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가 KB금융 분열 등 지배구조 문제에 사외 이사들의 방관자적인 태도가 하나의 원인이 됐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KB금융의 LIG손보 인수를 해결하는 열쇠는 사외이사의 사퇴이며, 이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풀어야할 숙제라는 분석이다.

또 다른 방안으로는 LIG손보와의 재협상 가능성도 제기되고있다. 계약 만료 기간을 올 연말에서 금융위원회 인가 결정이 날 때까지로 미루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 KB금융의 금전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볼 수 있다. KB금융은 지난 10월 28일부터 매각 지연 이자를 하루에 1억 1000만원씩 LIG손해보험에 지급하고 있다. 인수 절차 마무리가 늦어질 수록 이 비용은 증가하게 돼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