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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 잇단 금호산업 주식 매입에 채권단.금호아시아나그룹 "촉각"

김은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1.18 16:52

수정 2014.11.18 16:52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산업 채권단이 호반건설의 잇단 금호산업 주식 매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단순 투자일 뿐"이라는 호반건설 입장에도 금호산업 인수설 등 확산과 함께 재계 일각에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간 다툼 사이에서 이익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지난 11일과 14일 2차례 금호산업 지분을 다량 매입, 현재 204만8000주(6.16%)를 보유함으로써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5.30%)을 제치고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재계 일각 "형제 다툼 사이서 꽃놀이패?"

건설업계에서 시공능력평가액 2조347억원으로 15위인 호반건설이 1조8313억원으로 20위(대한건설협회 '2014 시공능력평가')인 금호산업 지분 매입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두 회사의 시공능력평가액을 단순 합산해도 3조8660억원으로, 현재 10위인 현대엔지니어링(3조2138억원)을 제치고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채권단은 금호산업 매각 과정에서 호반건설의 연이은 금호산업 지분 인수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시하고 있다.

당장은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인수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고 판단하기 이르지만 조만간 선정될 매각주관사를 통해 호반건설 의중을 파악한다는 입장이다.


채권단이 우려하는 점은 호반건설의 지분 인수가 향후 금호산업 주가에 불확실성을 키울수 있다는 점이다. 금호산업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할 경우 매도자는 기업가치 산정에 어려움을 겪고 인수자 역시 적정 입찰가를 제시하기 힘든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의 경영권 인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 핵심계열사인 금호산업은 금호터미널 지분을 100%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30%를 갖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로서는 금호산업을 놓칠 경우 아시아나항공과 금호터미널 경영권을 줄줄이 놓아야 하는 상황이어서 우선권이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산업 경영권을 순순히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측도 금호산업 경영권 확보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박삼구 회장과 장남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 지분을 합하면 지분율이 10.4%에 달해 별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초 금호산업 경영권 매각 입찰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금호산업 인수, 해도 안 해도 좋은..

재계 한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지분을 꾸준히 매입하는 의도는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도 "다만 인수의지보다는 사이가 벌어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간 다툼을 이용해 이익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업계는 호반건설의 지분 매입이 경영권 인수 여부와 관계없이 '꽃놀이패'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경영권을 인수하면 단숨에 시공능력 10위권 내에 진입한다. 주택 분야에서 토목, 석유화학플랜트 등 공정을 다각화해 종합건설사로 성장할 디딤돌도 놓을 수 있다.

인수에 나서지 않는다고 해서 잃는 것은 없다. 이미 상당한 투자수익을 거둔데다 재무안정성이 뛰어난 건설회사라는 이미지를 심는 데도 성공했기 때문. 실제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지분을 2차례 사들이면서 지난 17일 장 마감까지 거둔 평가차익만 223억원을 웃돈다. 주식 매입을 여유자금 투자차원이라고 밝힌 호반건설로서는 높은 수익을 거두며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또 금호산업 피인수기업으로 주목받으면서 부채비율이 낮고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회사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성과도 거뒀다.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중견건설사 호반건설을 각인시키는 데 효과적이었다는 평가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금호산업 피인수설로 호반건설이 산업계, 증권업계, 언론계 등의 이목을 끌었다"며 "높은 투자수익 외에도 회사를 널리 알리고 작지만 강한 회사라는 이미지 구축면에서도 상당한 이득일 것"이라고 전했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김기석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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