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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우리은행 매각과 차기행장 선임

성초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1.20 17:26

수정 2014.11.24 21:25

[기자수첩] 우리은행 매각과 차기행장 선임

서울 남대문로에 위치한 우리은행 본점의 요즘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몸을 담고 있는 기업이 다른 주인에게 팔릴 수 있는 상황에 처한 직원들의 심란한 마음이 반영된 듯하다.

여기에 최근 불거진 은행장 선임 문제가 이 같은 분위기를 한층 더 고조시키고 있다. 한 직원은 요즘 상황을 "그야말로 싱숭생숭하다"고 표현한다.

하마평. 인사를 앞둔 후보군에 대한 소문이다. 한 은행의 수장이 바뀔 수 있는 사안인 만큼 후보군에 대한 하마평이 나오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공적자금 회수라는 정부의 목표 아래 은행의 주인이 바뀔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고경영자(CEO) 교체가 우리은행 민영화 사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업계에서는 이순우 우리은행장의 연임이 높게 점쳐졌다. 그러나 이광구 부행장과 이동건 수석부행장, 정화영 중국법인장, 조용흥 전 우리아메리카은행 법인장, 윤상구 전 우리금융 전무 등이 차기 은행장 후보로 거론되면서 이 같은 예상이 힘을 잃고 있다.

문제는 지난 12일 출범한 행장추천위원회의 결정이 아닌, 정부의 입김으로 일부 후보가 급부상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은행이 처한 상황을 고려하면 차기 행장의 최우선 요건은 민영화에 대한 이해도다. 그럼에도 최근 금융권 인사를 보면 특정 대학에 따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박근혜정부 초기에는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 권선주 기업은행장, 김한조 외환은행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등 연세대 출신 금융권 수장들이 부각되면서 고려대 출신이 약진했던 MB정권과 달라진 흐름을 강조하려는 듯했다. 하지만 요즘 들어 서강대 출신 금융인들의 모임인 '서금회'가 눈에 띄고 있다.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정연대 코스콤 사장 등이 이 모임 멤버다.

정부가 숙원사업으로 꼽은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에서 이젠 우리은행 매각이란 마지막 단추만 남았다.



행추위는 은행을 가장 잘 경영할 수 있는 경영자를 선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된 조직이다. 특정 후보가 특정 학맥으로 역차별은 물론 이득을 보는 일도 없어야 한다.
오직 능력만으로 우리은행을 잘 이끌 수 있는 적임자를 뽑는 행추위를 기대해 본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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