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수능제도 개편, 학생이 우선돼야


대학수학능력시험 제도가 수술대에 오른다. 거듭된 출제 오류, '물수능' '불수능'을 오가던 변별력 문제가 매해 반복되다 결국 올해 '대대적 개편'이라는 처방을 받아들었다. 60만명 넘는 수험생의 대입 당락을 가르는 수능의 위상이 그야말로 땅에 떨어진 것이다.

수능의 추락에는 교육부와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무능'이 있다. 지난해 수능 세계지리 출제 오류를 인정하지 않다 법원에서 정답 오류 판정을 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결국 1년이 지난 시점에 지난해 대입 결과를 수정해야 하는 황당한 상황에 이르렀다.

재산정된 수능 성적으로 희망했던 대학에 입학 또는 편입하는 학생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 수는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반면 간당간당한 성적에 원했던 대학보다 한 단계 하향 지원했던 학생들을 구제할 방안은 없다.

올해 수능도 출제 오류로 복수정답을 인정한 문항이 두 개나 나왔다. 사교육을 잡겠다며 내세운 '쉬운 수능' 정책은 '물수능' 논란만 불러왔다. 모든 문제를 맞혀야 1등급이고, 실수로 한 문제만 틀려도 등급이 한 단계 내려가는 현실은 수험생들의 원망과 절망만 가져왔다. 변별력이 사라지면서 학생들은 대학별 고사에 매달릴 수밖에 없고 결과는 논술학원 '대성황'이다. 사교육 잡으려던 정책이 현실에서는 또 다른 사교육 시장만 키운 셈이다.

이런 현실에 교육부는 결국 수능제도의 근본적 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했다. 교육부는 관련 위원회를 구성하고 개선방안을 내년 3월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아직까지 구체적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다만 출제 오류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됐던 한 달간의 합숙으로 이뤄지던 문제 출제방식, 느슨한 출제진과 검토진 관계망 등이 주요 개선 부분으로 지적된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수능제도를 문제은행식 출제방식으로 전환하자거나, 일년에 여러 번 치르도록 하자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출제기관인 평가원이 총리실 산하라는 점도 비판받는 부분이다. 정치적 관점이 수능제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방안이 원점에서 거론되겠지만 잊지 말아야 하는 점은 있다. 제도 개선이 학생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시일에 쫓겨, 면피성으로 내세운 대책은 없는 게 차라리 낫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