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서울아산병원 年 6만건 고난도 수술.. 해외 중증환자 줄이어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1.25 17:14

수정 2014.11.25 22:09

46개국 해외 의학자 찾아와 의료기술 직접 배워 가기도
첨단 의학연구 인프라 구축 신약 개발·바이오연구 선도
저개발국 의료 봉사도 호평
아부다비 환자 파티마알알리씨(왼쪽 첫번째)가 남동생 칼리드로부터 신장을 이식 받은 후 주치의인 한덕종 서울아산병원 일반외과 교수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부다비 환자 파티마알알리씨(왼쪽 첫번째)가 남동생 칼리드로부터 신장을 이식 받은 후 주치의인 한덕종 서울아산병원 일반외과 교수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지난 2012년 미국이 두 손을 든 아부다비 환자가 서울아산병원을 찾았다. 그는 6세부터 앓아온 소아형 당뇨와 잦은 투석 등으로 신장 기능이 크게 저하돼 신장이식이 필요했던 파티마 알알리씨(35)다. 최고로 꼽은 미국에서 이식 거부반응이 우려되는 고위험군 환자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성공률을 자랑하는 서울아산병원 신장이식 팀을 추천받아 성공적으로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아랍 최대 일간지 알이트하드는 "유사한 사례를 찾기 어려운 희귀한 케이스였지만 서울아산병원이 유일하게 성공적으로 수술에 성공했다"고 격찬했다.

최근 서울아산병원이 해외에서 포기한 환자의 수술을 잇따라 성공하며 한국 의료의 무대를 세계로 넓히고 있다.

세계 유수의 병원들은 과거 다른 의료 선진국들에 배움을 청해야 했던 한국 의료의 달라진 위상에 놀라고 있다. 박성욱 서울아산병원 원장은 25일 "서울아산병원은 수년째 9대 암 수술과 주요 장기이식 수술, 심장질환을 비롯한 30대 질환 수술건수에서 독보적인 국내 1위"라며 "연간 5만8000여건의 고난도 수술.치료를 시행하면서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월드 탑 클래스로 인정받으며 중증 환자들의 '4차 병원'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중증환자들의 '4차병원'

서울아산병원은 복강경 위암수술 5000건, 유방암 2만건, 대장암 2만건, 신장이식 3900건, 생체 간이식 3700건 등 각종 고난도 수술건수와 성공률이 세계 최고의 병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하루 평균 외래환자는 국내 최대인 1만2000명, 입원환자도 2700여명에 달한다.

서울아산병원의 암 수술 경험은 2011년 1만6839건, 2012년 1만7267건, 2013년 1만7467건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다. 세계 최고 수준의 병원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해외환자들도 미국, 유럽의 유명 병원들을 제쳐두고 서울아산병원을 선택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해외 환자는 2010년 5300명에서 지난해 1만200여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생체 간이식 수술부터 혈액형 부적합 췌장.신장 동시이식 수술까지 최근 3년간의 운영 실적을 살펴보면 암, 장기이식, 심장질환 등 고난도 수술과 치료가 대부분이다.

서울아산병원이 국제진료센터를 확대 개소하고 미국, 멕시코, 우크라이나, 나이지리아 등 12개국 주한대사관과 원활한 진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협약식을 체결한 것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해외 중증환자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의사들이 배우기 위해 찾는 병원

서울아산병원은 세계적인 의료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분야에 대한 의료기술을 의료 저개발국가에 전수하는 '아시아 인 아시아(Asan in Asia)' 프로젝트를 통해 자연스럽게 명성을 높이고 있다. 몽골과 베트남의 경우 정부 차원에서 의료기술 전수를 요청해와 지난 2011년과 2012년 각각 현지 의료진과 공동으로 첫 생체간이식 수술을 집도했다.

전 세계 의사들의 '아산동문회' 결성 또한 외국인 환자들의 한국행에 기여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의 우수한 역량은 해외 의사들에게도 입소문이 많이 나있다. 지난해 미국, 영국, 벨기에, 베트남 등 전 세계 46개국에서 437명의 해외 의학자들이 서울아산병원을 찾아 앞선 의료기술을 배우고 돌아갔다.

내년부터는 중동지역 의과대학 학생들도 서울아산병원 연수에 참여한다. 최근 서울아산병원과 유료 연수 프로그램 협약을 체결한 사우디아라비아 킹사우드 의과대학의 파하드 알자밀 학장은 "우리 학생들이 서울아산병원에서 세계적 수준의 고난도 수술 기술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세계 의료의 글로벌 표준 거듭

서울아산병원은 신약과 새로운 치료법 개발 등 바이오 연구를 선도할 아산생명과학연구원을 출범시켜 전 세계 바이오산업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또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등 세계적인 의료기관, 연구소, 사업체와 공동 연구 및 교육 협력관계를 확대해 미래성장을 위한 첨단 의학연구 인프라도 구축했다.

풍부한 임상기반을 바탕으로 미국 하버드의대와 공동으로 맞춤형 암 치료 시스템인 '한국형 온코맵'과 차세대 유전체 해독기술을 이용한 '온코패널'을 구축, 아시아 권역에서 맞춤형 암 치료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미국 엠디앤더슨 암센터과 프랑스 구스타브 로시 암 연구소 등 암 분야의 세계 최정상급 병원, 연구소들로 구성된 윈(WIN) 컨소시엄에 합류해 '맞춤형 암 치료'를 통한 암 정복에 나서고 있다.

국제적 수준의 환자중심 진료를 제공하기 위해 모든 구성원이 공유하고 지켜나갈 글로벌 표준모델 아시아 글로벌표준(AGS)를 자체 제정했다. 업무성격, 스탠더드, 직종별 14개 부문 152개의 규정을 갖춘 AGS를 엄격히 준수하고 체계적으로 보완·개선해나감으로써 환자들에게 최적의 의료를 안전하게 제공하고 있다.

■국경을 넘나드는 나눔 실천

글로벌 사회공헌 또한 활발하다. 서울아산병원은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아시아 저개발국가를 대상으로 앞선 의료기술을 전수해주고 있다. '우리 사회의 가장 불우한 이웃을 돕는다'는 고 정주영 설립자의 설립이념을 널리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또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 저개발국에 대한 해외 의료봉사를 꾸준히 펼쳐 세계적인 병원으로서의 책임을 훌륭히 다하고 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11년에는 세계에서 간경화와 간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은 몽골에 세계 최고의 간이식팀 의료진을 파견해 몽골 최초 생체 간이식에 성공했다.
이후 매년 몽골과 한국을 오가며 의료기술 전수를 이어오는 등 몽골정부의 국가적 난제 해결을 도와준데 대한 감사의 뜻으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몽골 대통령이 수여하는 최고의 친선훈장인 북극성 훈장을 받기도 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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