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특별기고] 창업생태계 육성과 기술금융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1.26 16:38

수정 2014.11.26 16:38

[특별기고] 창업생태계 육성과 기술금융

올해 정보기술(IT) 업계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소식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중국 기업 알리바바일 것이다. 공모가를 크게 웃도는 금액으로 거래를 마감해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 규모인 250억달러를 조달했다. 세계 IT 기업 시가총액에서 페이스북과 삼성전자를 제치고 단숨에 4위에 랭크된 것이다.

여기서 관심 있게 봐야 할 부분은 알리바바의 창업 과정과 기업가 정신 그리고 기업의 미래가치를 평가했던 외부 투자자의 역할이다. 알리바바의 창업주인 마윈 회장은 알리바바를 창업하기 이전에 통역회사(하이보), 기업정보제공 IT회사(차이나 페이지스) 등을 설립하고 또 실패한 경험이 있다. 여러 번의 실패를 자산으로 삼아 알리바바라는 성공의 역사를 만들었다.
기존 오프라인 유통을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전자상거래를 사업영역으로 끌어들인 마윈 회장의 기업가 정신도 성공의 밑거름이 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실패한 경험을 성공의 디딤돌로 바꿀 수 있도록 창업-실패의 Win-Lose가 아닌 창업-실패-재기-재창업의 Win-Win이 가능한 창업생태계 선순환 구조가 필요한 이유를 마윈 회장의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

만약 알리바바가 한국에 있었다면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아직까지 우리 금융권에서는 중소기업 대출에 있어서는 부동산, 매출채권, 보증서 등의 담보부대출(기업의 현재가치에 초점을 맞춘) 관행이 주를 이루며 창투사들도 어느 정도 검증된 회사에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알리바바와 같은 성공 사례를 찾기가 쉽지는 않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들어 정부에서도 '창조경제 구현'의 주요 핵심 축으로 기술금융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기술금융은 기술력과 창의적 아이디어를 갖춘 벤처, 창업기업이 부동산과 같은 유형의 담보능력은 없지만 특허, 의장 및 상표권 등과 같은 지식재산권(IP) 담보나 신용으로 금융기관에서 사업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해 경쟁력 있는 기술 중소기업을 육성하자는 것으로 최근 정부와 금융당국의 강력한 정책 의지에 따라 일부 은행권과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추진되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도 창업사관학교, 청년전용창업자금 운용, 재창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재기지원컨설팅, 재창업자금 운용으로 건강한 창업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2012년부터 기업의 건강진단을 기반으로 기술가치를 평가하는 기술가치 평가시스템을 구축하고 2013년 하반기부터 기술가치평가를 통해 특허기술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하는 IP 담보 직접대출사업을 실시해 기술금융을 선도하고 있다.
기술가치평가와 대출을 원스톱으로 운영하는 등 정부의 기술금융정책과 연계해 IP 담보대출을 확대 추진할 예정이다.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 강화와 건강한 창업생태계 조성은 중소기업 정책의 핵심으로 우리나라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다.
청년창업가의 육성, 재창업 지원, 기술금융 지원 등의 중소기업 지원제도를 통해 벤처기업과 창업기업의 우수한 기술들이 사장되지 않고, 페이스북이나 알리바바와 같은 세계적인 벤처기업이 나타나길 기대해 본다.

심현석 중진공 금융본부장(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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