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환율 안정적인 흐름 바람직" 구로다, 엔저 속도조절 시사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1.26 17:19

수정 2014.11.26 17:19


엔화 약세(엔저)를 지지해 왔던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사진)가 환율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디플레이션(물가하락) 탈피를 위한 방편의 하나로 기업에 임금인상을 강하게 요구했다.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구로다 총재는 지난 25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환율은 경제 및 금융의 기초여건을 반영해 안정적으로 흘러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엔화 가치 하락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경제 주체에 따라 여러 가지로 다르다"며 종전 입장에서 한발짝 물러난 모습을 보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과거 구로다 총재가 엔저를 두고 일본 경제 전체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던 점을 들어 엔화 가치가 떨어지는 속도가 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지난 21일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 역시 "엔화 가치가 너무 빠르게 낮아지고 있어 지나친 추가 하락은 일본 경제에 이롭지 않다"고 밝혔다.
이달 초 달러당 114.05엔이던 환율은 118.27엔을 기록하다가 구로다 총재 발언을 전후해 117.97엔까지 떨어졌다.


교도통신은 일본 중소기업과 비제조업은 수출업체와 달리 엔저 때문에 수입비용이 상승하면서 지금 상황이 달갑지 않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이나 해외에서 제품을 생산해 자국시장에 파는 일본 기업들은 공장을 다시 일본으로 옮기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구로다 총재는 같은 날 오전에 진행된 나고야 재계 간담회에서 과도한 엔저에 대한 우려에 대해 "환율이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을 주의 깊게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달 초 보도에서 도요타자동차가 올 4~9월 기록적인 실적을 거둔 이유 중 하나는 일본 내 생산 규모를 꾸준히 유지한 까닭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구로다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엔저로 수익성이 크게 오른 만큼 기업들이 임금을 덩달아 인상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2% 물가상승률 목표를 맞추려면 임금이 올라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내년 초 임금협상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실질임금 상승률은 지난해 2.4분기 0%, 올 2.4분기 마이너스(-)1.8%를 나타냈다.
기업들의 실적 향상이 소비 촉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우려가 점차 커지는 상황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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