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한화 화학·방산분야 빅딜] 17년만에 꺼내든 매각카드, 삼성 미래 위한 통큰 '한 수'

오승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1.26 17:24

수정 2014.11.26 22:39

삼성-한화 '빅딜'

삼성종합화학·테크윈 등 화학·방산 4개 계열사 한화에 패키지로 매각

정밀화학·BP화학은 남겨 2차전지 신수종 사업으로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한다'

삼성이 내린 결단이다. 삼성이 계열사 매각 등 강도 높은 사업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100년 미래를 내다본 체질 강화를 위해 그룹 내 사업조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26일 삼성은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등 화학.방산부문 4개 계열사를 한화에 통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전 행보와 비교하면 사업 구조조정의 강도와 속도를 모두 한단계 끌어올린 것이다.

계열사 매각카드를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7년 만에 꺼내든 데다 4개사를 패키지로 묶어 파는 것은 창사이래 처음이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래 먹거리 확보, 경영승계 등 산적한 핵심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고민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은 이번 빅딜에 앞서 70개가 넘는 계열사를 모두 판위에 올려놓고 향후 역량을 결집하거나 과감히 정리해야 할 사업에 대해 퍼즐 맞추듯 전체 밑그림을 완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갈 길을 정해놓고 고강도 사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낼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이 화학, 방산부문 계열사를 매각하기로 한 것은 한마디로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삼성종합화학 등 석유화학계열사들은 올해 정제마진 악화와 환율 하락에 따른 재고 평가손실 등으로 영업손실을 냈다.

한화케미칼, LG화학 등 다른 대기업 계열사들이 규모의 경제와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으로 선방한 데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지난 4월 삼성석유화학과 삼성종합화학을 합병한 것도 현 시점에서 보면 삼성이 내릴 수 있는 마지막 처방이자, 매각을 고려한 포석이었던 셈이다.

그만큼 그룹 내 차지하는 비중과 업황 등을 모두 고려할 때 석유화학 사업은 글로벌 리더가 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헬스케어 사업은 강화하겠다는게 삼성의 입장이다.



삼성 한 관계자는 "삼성은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의료기기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병원 등 의료사업과 연계해 헬스케어 사업을 강화하면 시너지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이 전자, 금융 등 핵심사업을 근간으로 헬스케어 등 신사업에서 미래 청사진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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