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한화 화학·방산분야 빅딜] "골든타임 놓치면 무너진다" 기업들 사업 대대적 리모델링

안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1.26 17:25

수정 2014.11.26 22:02

대기업 구조개편 확산
현대엠코-엔지니어링, 제일모직-SDI 합병 등 계열사 '쪼개고 합치고'
동부는 회장 경영권 반납 경영정상화 위해 초강수

[삼성-한화 화학·방산분야 빅딜]

지난해부터 시작된 '삼성발' 사업구조 개편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은 비주력 계열사를 매각하거나 다른 자산을 팔아 치워 현금을 확보하고, 비슷한 업종을 공유하는 계열사끼리는 합병하는 등 대대적 리모델링에 나섰다.

26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이 계열사 간 합병과 사업부문 쪼개기로 재편에 나선 이후 연쇄적으로 대기업들의 군살빼기가 시작됐다. 대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은 '골든타임'에 과감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아직 충분히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 위험요소를 확실히 정리하고 가겠다는 것이다.

삼성은 지난해 9월 제일모직, 삼성SDI 등 여러 계열사를 사업영역에 따라 분리하고 합치는 등 구조개편을 했다.
또 삼성증권과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는 인력 감축에도 나섰다.

변화의 바람은 다른 기업에도 거세게 불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비자동차 부문 계열사인 현대엠코를 현대엔지니어링에 합병했다. 작년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냉연사업 부문을 합쳤듯이 비용을 줄이고 시너지는 높이기 위해서다. SK그룹은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인터넷 서비스 사업인 싸이월드를 독립시켰다.

한화도 건축자재 사업 등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석유화학 분야 경쟁력 강화와 태양광 등 핵심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한화케미칼은 제약계열 자회사인 드림파마를 미국계 알보젠에 팔았으며, 한화L&C 건자재 사업부문도 매각하기로 했다.

가장 강도 높은 체질개선을 진행하고 있는 곳은 채권단과 경영정상화에 합의한 동부그룹이다. 동부하이텍은 IA컨소시엄이 우선인수협상 대상이며, 동부익스프레스는 KTB사모펀드에 매각, 동부발전당진은 SK가스·산업은행이 공동인수자로 결정됐다. 동부특수강은 현대제철이 우선협상대상자다. 한때 '철강왕'을 꿈꿨던 김준기 회장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동부제철의 경영권도 내려놨다. 과감한 결정으로 동부는 대부분의 제조업계열사를 매각하고 금융 중심으로 재편되게 됐다.

포스코도 사업구조 개편을 진행 중이다. 동부인천스틸과 동부발전당진 인수를 포기한 이후 포스코 계열사들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그간의 수익 악화가 비주력 계열사와 중복사업 때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계열사 정리의 핵심인 포스코특수강과 광양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은 매각이 현재 내년으로 미뤄지는 분위기다. 또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하고 있던 창원과 부산의 대우백화점 센트럴스퀘어도 팔기로 했으며 포스코건설 소유의 베트남 다이아몬드플라자 백화점도 매각 대상이다.


두산도 지난해부터 버거킹과 KFC 매각을 통해 식품사업에서 철수했다. 이로써 식품, 의류, 주류 등 주력사업과 관련 없는 소비재 사업을 모두 정리했으며, 주력사업인 중공업과 건설장비 중심으로 그룹을 재편한 바 있다.


산업계 관계자는 "구조개편 시기를 놓쳐 무너진 기업들을 보면 대부분 아직은 괜찮다는 믿음을 붙잡고 있다가 결국 실패하게 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당장 무너지지는 않더라도 지금은 과감하게 살을 빼고 집중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경영권자들의 사업구조 개편 행보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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