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한화 화학·방산분야 빅딜] 한화 위상 어떻게 달라지나

최진숙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1.26 17:28

수정 2014.11.26 22:07

방산·화학 단숨에 국내 1위, 그룹 자산 50兆 재계 9위로


한화그룹은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삼성정밀화학, 삼성토탈 4개사 인수로 단숨에 국내 방위사업, 석유화학사업 1위 자리에 오르게 됐다. 더불어 삼성 4사의 자산 13조원을 보태 전체 자산 규모는 50조원대로 불어나 재계 서열이 한진그룹을 제치고 9위로 올라서게 됐다.

한화와 삼성의 빅딜은 양사의 이해관계가 정확히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이번 거래로 삼성은 비주력 부문을 털게 됐고, 한화는 주력사업에더 힘을 싣게 됐다. 방산.화학부문은 그룹의 모태사업으로 한화가 다시 도약의 발판을 잡기 위해선 이 분야의 시너지 극대화가 절실한 시점이었다. 최근 신성장동력으로 키워온 태양광, 첨단소재 사업을 위해서도 방산.화학부문 강화가 불가피했다.



■방위산업 무기체계 수직계열화

이번 거래로 한화는 방산업계 1위에 오르게 된다. 지난해 방산 부문에서 1조184억원 매출을 올린 한화는 업계 4위 정도였다. 업계 3위 삼성 삼테크윈(9630억원), 삼성탈레스(6176억원)의 매출을 합치면 총 2조6000억원이 한화 방산 매출로 잡히게 된다. 지난해 방산 매출 1위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1조3450억원), 2위는 LIG(1조2080억원)였다. 한화는 이번 인수로 유도무기체계 수직계열화를 완성,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 유도무기체계에 있어 기존 탄두, 구동, 추진부에서 강점을 가진 한화는 삼성테크윈의 감시정찰분야 역량을 확보해 국내 1위 종합방산업체 위상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화그룹은 삼성테크윈의 로봇 무인화 사업 육성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테크윈이 보유한 국내 유일 완제 비행기 제조업체인 KAI 지분 10%도 확보하게 돼 장기적으로는 방산산업의 꽃인 항공기 제조업에도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

■석유화학 매출 18조원

한화는 석유화학 분야에서도 1위 자리에 등극한다. 이 분야 연간 매출액은 18조원으로 늘어나 기존 국내 1위 LG화학의 석유화학부문 매출(17조5452억원, 2013년 기준)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게 된다. 특히 폴리에스테르 원료인 고순도테레프탈산(PTA)을 생산하는 삼성종합화학과 석유제품 외에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스티렌모노머, 파라자일렌 등 석유화학 제품을 만드는 삼성토탈 인수로 석유화학 제품 라인업도 대폭 보강될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에틸렌 생산규모는 291만t으로 확대돼 세계 9위 수준을 차지할 전망이다. 이로써 석유화학부문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원가 경쟁력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화는 정유사업까지 하고 있는 삼성토탈을 갖게 되면서 사실상 17년 만에 정유업 재진출도 이루게 됐다.

■승계작업에도 탄력받나

이번 빅딜로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자 오너 3세에 대한 향후 경영권 승계 작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장남 동관씨(31)는 한화솔라원 영업실장(CCO)을, 차남 동원씨는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디지털 팀장을 맡고 있다. 인천아시안게임 승마 금메달리스트인 삼남 동선씨는 은퇴 후 지난 10월 한화건설 매니저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다만 이번 인수로 한화 승계구도에 당장의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세 아들 모두 아직 젊은 데다 경영권 수업을 받는 초기 단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향후 그룹의 지배구조 흐름을 볼 때 한화케미칼과 삼성종합화학을 공동 인수한 한화에너지의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화에너지는 김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전량을 나눠가진 한화S&C의 완전 자회사다.

이 때문에 이번 빅딜로 한화에너지의 몸집을 키워 지배회사인 한화S&C의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한화S&C가 기업가치를 높인 뒤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인 ㈜한화와의 합병을 통해 세 아들의 그룹 지배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후계작업이 진행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흘러나오고 있다.


현재 ㈜한화의 지분 구조는 김승연 회장이 22.65%로 최대 주주이고, 장남 동관씨는 4.44%, 차남과 삼남은 각각 1.67%를 보유하고 있다.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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