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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앤파커스, ‘성추행 논란’ 끝에 회사 매각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1.27 16:38

수정 2015.02.05 14:45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출판사 쌤앤파커스가 매각된 것으로 27일 밝혀졌다.

쌤앤파커스 관계자는 “매각된 게 맞다. 이성만 현 대표이사가 지인 분들의 투자를 받아 홀딩스 회사를 만들고 인수했으며 오늘 법인등기부등본이 최종 확정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쌤앤파커스를 이끌어 온 박시형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24일 쌤앤파커스 대표이사 및 등기이사에서 사임했다. 회사에 대해 제가 가지고 있던 모든 권리도 없어졌다”며 “이제 저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쌤앤파커스를 떠난다”고 전했다.

박 전 대표는 “쌤앤파커스는 지난 두 달여간 온갖 오욕을 뒤집어쓰고 세간의 비난을 받아 왔다.
저 또한 불면의 밤을 보내야 했으며, 이로 인해 정신적· 육체적으로 극한적인 상황에 처해 있다”며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일터를 만들고 싶었고 나름대로 노력해 왔다고 자부해 왔건만, 처참한 결과를 마주하고 보니 무너지는 마음을 가눌 길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태가 여기까지 이른 데에는 어찌 저의 미숙함과 어리석음이 없었겠나? 이 모든 비난의 원인이자 주체도 대표이사인 저 박시형이었다”며 “이에 저는 모든 책임을 지고 쌤앤파커스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동안 상식적이지 않다고 비난 받았던 저와 직원들이 보인 행동들의 이유와 진실은 오래지 않아 밝혀질 것”이라며 독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후 트위터 등 SNS 상에서는 박 전 대표가 성추행 논란에 따른 책임을 피하기 위해 회사를 매각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쌤앤파커스 관계자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박 전 대표가 사임한 것은 맞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모든 걸 책임지기 위해 물러난 것이지, 책임 회피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성추행 논란 관련 향후 대응방안에 대해 "아직 정확하게 나온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언론노조 출판노조협의회 관계자는 “자신이 사업주로 있었던 곳에서 벌어진 성폭력 논란에 대해 재발 방지나 피해자에 대한 보상 없이 박 전 대표가 대표이사 자리에서 내려왔다는 것은 결국 자신은 책임을 면하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한 뒤 “매각을 하면 돈을 받았다는 것인데, 결국 돈만 챙기고 떠나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2006년 설립된 쌤앤파커스는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2010년), 혜민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등을 100만부 이상의 베스트셀러로 만들면서 출판계의 신성으로 급부상한 출판사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출판사에서 17개월간 수습사원으로 근무하던 여성 B씨가 A 상무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B씨는 2012년 9월 14일 A상무와 정규직 전환을 위한 최종 면담 형식의 술자리를 가졌고, A상무가 술에 취한 자신을 오피스텔로 유인해 성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B씨는 사내에 A상무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또 다른 피해자가 있다며 자신과 제2 피해자의 성폭력 피해를 주장한 뒤 사직했다.

이 같은 성추행 논란이 일면서 혜민스님은 쌤앤파커스와 차기작 선계약을 철회했다.
B씨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가족들과 상의 끝에 서울 시내 한 종합병원 폐쇄병동에 입원한 상태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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