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내 제약사 R&D 분위기 조성

지난주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지난 18~19일 한국제약협회와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 공동주최로 '제약산업 공동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그동안 정부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함께한 사례는 있지만 제약산업, 특히 신약 연구개발(R&D) 파트너십을 위한 자리가 마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신약 R&D는 글로벌 제약사만의 주제였다. 최근 몇 년 사이 국내제약사의 R&D 투자가 활성화되고 있지만 일부 제약사에 한정됐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그동안 국내 제약사들은 신약 R&D에서 외로운 측면이 있었다.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최소 10년의 시간과 2조원 이상의 투자비용이 있어야 한다. 이런 투자가 100% 신약 개발로 연결되지 않을 뿐더러 개발한다고 시장 성공을 장담할 수도 없다. 더욱이 최근 몇 년간 약가 인하 등 정부 규제와 경기 침체로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국내 제약사 입장에서 R&D 투자는 부담이다. 이에 세제 혜택 등 정부 지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미비한 것이 현실이다. 모 제약사 관계자는 "이젠 신약 R&D가 당연한 상황이지만 과거에 신약 R&D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사업이었다"고 말했다. 과거 제네릭 개발, 외국계 제약사 제품 판매로 충분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신약 R&D는 돈 먹는 사업일 뿐이었던 것이다.

이번 행사가 의미 있는 이유는 국내 제약사의 R&D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것을 확인해주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제약사와 외국계 제약사의 신약 R&D 협력모델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사와 외국계 제약사 간 협력은 제품 판매에 한정되었던 것을 고려하면 발전적인 변화인 셈이다. 실제로 이번 콘퍼런스 동안 국내사와 외국계 제약사 간 다양한 협력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파트너십은 국내 제약사의 R&D 투자 부담을 줄이고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사의 신약 R&D가 한 단계 성숙해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런 협력 분위기에 이제 정부가 화답할 때다. 모 제약사 관계자는 "어느 사업군과 비교해도 실패 확률과 실패 시 리스크가 가장 큰 분야가 신약 R&D"라면서 "그럼에도 정부 기대에 부응하고 있는 만큼 이제 정부가 제약사의 기대에 부응할 차례"라고 지적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