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12월 증시 10년간 7번 강세.. '산타랠리' 기대 부푼 증권가

김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1.27 17:45

수정 2014.11.27 22:12

'산타' 기대 이유는.. 유럽·일본 경기부양 돌입, 中은 깜짝 금리인하 발표 국내도 증시 활성화 추진
변수·부작용 확인을.. 환율전쟁 가능성 높아지고 수출기업 가격경쟁력 약화, 미국 기준금리 인상도 복병
12월 증시 10년간 7번 강세.. '산타랠리' 기대 부푼 증권가

12월 주식시장은 통상 강세를 보인다. 최근 10년간(2004~2013년) 12월 말 코스피지수가 전월 대비 상승한 경우는 일곱번이었다. '산타랠리'라는 말이 탄생한 이유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요즘 서울 여의도 증권가는 그 어느 때보다 '산타'에 대한 기대로 한껏 들떠 있다. 글로벌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유럽과 일본 등이 돈을 풀어 경제 살리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 21일 깜짝 금리 인하를 발표했다.
유가는 하락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금융위원회가 '주식시장 활성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자본시장에 훈풍을 불어 넣고 있다. 외국인과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꾸준히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점도 수급에 긍정적이란 평가다.

다만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와 환율(엔저)에 대한 걱정은 여전히 시장을 짓누를 전망이다.

■유럽·日·中 돈 풀기 영향

일본과 유럽의 돈 풀기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실물경제 측면에선 부정적이다. 일본은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소비세 인상을 연기하고 추가 경기부양 패키지 마련을 추진중이다. 유로존에서도 내년 상반기중 미국식 양적완화(국채매입을 통한 무제한 돈풀기) 추진 가능성이 자꾸 거론되고 있다.

돈 가치를 떨어뜨리겠다는 것. 이는 환율전쟁을 의미한다. 실제 미국의 달러가치는 지난 2010년 제2차 양적완화 때 급락했다. 최근 엔화를 비롯해 유로화 가치가 추락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근린궁핍화정책(다른 국가의 경제를 궁핍하게 만들면서 자국의 경기 회복을 꾀하는 정책)'이 국내 수출기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자본시장에는 긍정적이다. 자산 규모 127조엔(약 1188조원)에 달하는 일본의 GPIF(연금)가 해외 증시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면 한국으로도 자금이 몰려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증시에 들어온 GPIF 등 일본계 자금은 2조5130억원(9월 말 기준)으로 미국(3조9980억원) 다음으로 많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본 공적연금의 자산배분 비중과 벤치마크 변경이 확정된 만큼 자산배분 비중이 적용되는 오는 2015년 4월까지 기존 해외투자금액을 변경된 벤치마크에 따라 조정하는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지금부터 내년 3월까지가 한국주식에 대한 일본계 자금의 매입강도가 가장 강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카드를 꺼내든 것도 호재다.

중국의 금리 인하로 중국 경기가 살아나 한국의 중국 수출에 청신호가 켜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KB투자증권 김성노 연구원은 "중국이 경기부양에 나섬에 따라 아시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라며 "중국 경제지표가 개선되거나 통화정책이 경기부양으로 선회할 경우 외국인은 한국시장에서 강한 매수세를 기록한 사례가 많다"고 분석했다.

다만 위안화 약세로 중국과 경쟁하는 한국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복병은 금리와 환율

국내 여건도 나쁘지 않다.

전날 내놓은 금융위의 주식시장 발전방안이 중장기적인 체질 개선측면에서 긍정적이란 평가다. 다만 증권거래세 감면, 배당펀드 세제혜택, 소장펀드 가입기준 완화 등이 빠졌다는 점에서 단기 효과는 제한적이란 평가다.

정길원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단기 모르핀이 아닌 장기 처방"이라며 "세제 관련 지원과 차익거래 활성화 등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사안은 빠졌지만 시장에 우호적인 정책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우정사업본부의 주식투자 한도를 10%포인트 상향 조정하면 6조원의 자금이 추가로 유입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업들의 수출환경도 긍정적이다. 유가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성노 연구원은 "유럽과 일본은 최근 통화약세에다 원유값 하락으로 무역수지 개선이 경제활동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유에 대한 소비가 모두 다른 소비로 이전될 경우 전세계 민간소비가 1.11%포인트(금액기준 7770억달러) 개선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복병은 금리와 환율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을 흔들 강력한 재료로 꼽힌다. 국내를 포함한 신흥국 증시에는 악재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중반 미국의 금리 인상이 있다면 이를 앞두고 상반기 자산 시장은 불안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 압력을 받고 있다.

엔저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엔저로 상징되는 아베노믹스의 폭주가 달러 강세에 속도를 붙여 원자재 가격 하락과 러시아.브라질 등 자원부국의 신용 위험성을 키워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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