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직장인의 꿈 '30대 임원 승진'..빛과 그림자

안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1.28 12:52

수정 2014.11.28 19:02

대기업 인사시즌이 본 궤도에 오르면서 올해에도 샐러리맨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승진자들이 탄생하고 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30대 임원'이 탄생했다. 동기들은 차장·부장 승진할 무렵에 소위 '별'을 단 이들은 최연소라는 타이틀을 달고 화제에 오르기 마련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LG전자에서는 올해 36세의 상무가 탄생했다. 1978년생의 우람찬 LG전자 MC상품기획 신임 상무는 카이스트 출신이다. 올해 상무를 달면서 그룹 내 최연소 임원이란 타이틀을 가져갔다.
그룹 시너지팀의 구광모 상무도 30대지만 소유주가의 장남이라 같은 선상에서 볼 수 없다.

LG전자의 무선사업 파트는 과거에도 최연소 임원들을 배출했다. 지주사에서 LG전자 MC사업본부장으로 옮긴 조준호 사장도 과거에 최연소 임원, 최연소 부사장, 최연소 사장을을 거쳤던 인물.

경영자총협회가 이달에 발표한 '2014년 승진·승급관리 실태' 조사 자료에 따르면 대졸 신입사원 1000명 중 임원 자리에 오르는 사람은 4.7명에 불과하다. 기간도 22년1개월이나 걸린다. 27살에 입사해도 빨라봐야 5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야 임원방 문 앞까지 올수 있다는 얘기다.

30대 임원들은 등장할 때 마다 화제가 된다. 지난 2007년 삼성전자에서는 38세의 강윤제 상무를 발탁해 화제가 됐으며, 2010년에는 이민혁 상무가 30대의 나이에 차장에서 곧바로 상무 승진해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그러나 젊은 나이에 임원으로 발탁되었다고 해서 항상 승승장구 하는 것은 아니다. 대기업 인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과거에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30대 임원들이 많았지만 벚꽃처럼 금방 져버린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 2004년 SK그룹은 당시 28세의 윤송이 박사(현 엔씨소프트 부사장)를 SK텔레콤 상무로 영입해 재계를 발칵 뒤집었다.
카이스트와 MIT 출신이며, '천재소녀'라는 별칭도 있었던 윤 상무는 SKT에서 새로운 서비스들을 선보였지만 불과 3년만인 2007년에 퇴사했다.

1997년 삼성출신으로 LG로 건너가 37살에 LG인터넷 사장 자리에 올랐던 이양동 전 사장도 대단한 화제를 불러 일으켰지만 그가 주도했던 '채널아이' 사업은 3년여간 수백억 적자를 냈고 이 전 사장도 퇴사해야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능력이 최우선시 되는 세상에서 임원 승진에 나이 제한 같은 것은 이미 없어진지 오래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기업집단의 속성상 실적이 뒷받침 되지 않는 경우 나이에 상관없이 여러 번 기회를 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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