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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갤5·G3 사실상 버스폰.. 한국은 규제대상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1.28 15:15

수정 2014.11.28 15:15


28일 미국 최대의 쇼핑 대목인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미국 유통업체들이 삼성 갤럭시S5, LG G3 같은 최신 스마트폰을 사실상 버스폰(버스요금만큼 싸게 파는 폰)으로 내놨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소비자들에게만 과도한 보조금 혜택이 주어진다는 이유로 정부가 규제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 미국에서는 버젓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미국 대형유통점 타깃은 통신사와 2년 약정에 갤럭시S5를 1센트(약 11원)에 한정 판매한다. 라디오섀크는 블랙프라이데이를 하루 앞둔 추수감사절에 2년 약정을 조건으로 G3를 무료로 제공했다. 특히 G3를 구입하는 최초 500명에게는 230달러(약 25만원)짜리 G워치를 사은품으로 줬다. 베스트바이에서도 갤럭시S5, 갤럭시S5 액티브, 갤럭시알파, G3 등을 2년 약정을 전제로 1달러(약 1100원)에 판다.


한국에서는 법정 상한선인 30만원 이상의 보조금이 투입되면서 아이폰6 16기가바이트(GB) 모델이 10~20만원대에 팔리자 방송통신위원회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을 위반했다며 이동통신 3사와 관련 임원을 형사 고발했다. 그런 아이폰6가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미국 샘스 클럽에서 2년 약정에 99달러(약 11만원)에 판매되나 이에 대한 처벌은 없다. 애당초 미국에는 보조금 상한선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통신사와 가장 비싼 요금제로 2년 약정을 맺는 조건으로 스마트폰을 구입할 경우 아이폰6 56만원, 갤럭시S5 61만원, G3 59만원이다. 미국에서는 단말기 값이 싼 대신 통신요금이 우리보다 비싸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두 나라의 단말기 비용 차이는 상당하다.

이와 관련, 미래창조과학부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는 전세계에서 거의 유일한 연 1회, 극소수 한정 물량에 대해 적용되는 특수한 할인행사로, 이를 일반화해 미국과 우리나라의 단말기 가격을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뿐 아니라 실질적인 통신비 지출규모는 우리나라가 더 쌀 수 있기 때문에 비교가 잘못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미래부는 통신사와 2년 약정에 데이터 2기가바이트(GB)를 사용하는 조건으로 아이폰6를 구입할 경우 우리나라와 미국 이동통신사의 비용 차이를 비교했다. 자료에 따르면 2년간 드는 비용은 SK텔레콤 157만7000원, 버라이즌 210만7000원으로, 우리나라의 통신비가 미국 대비 25.2% 저렴하다고 미래부는 강조했다.

하지만 해당 자료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미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5만4678달러로 우리나라(2만8739달러)의 두 배에 달한다.
그럼에도 우리나라가 미국 대비 25.2% 정도만 싸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이 소득에 비해 스마트폰을 사는 데 많은 비용이 든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30만원 이상의 보조금을 투입해서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줄 경우 단통법으로 인해 이것이 불법행위가 되기 때문에 이동통신사, 제조사 등에서는 페이백 등의 불법보조금을 동원하지 않는 이상 스마트폰을 비싸게 팔 수 밖에 없다.
단통법이 시행된 10월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에 비해 60% 가량 급감하는 등 소비자들이 휴대폰 구매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여 단통법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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