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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서] 관광호텔 무궁화와 별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2.05 17:26

수정 2014.12.05 17:26

[여의도에서] 관광호텔 무궁화와 별

내년부터 관광호텔에 대한 등급 표시가 44년 만에 무궁화에서 별(★)로 바뀐다.

호텔 사업자가 새로운 호텔을 지을 때마다 '국내 최초 6성급 호텔' 또는 '국내 최초 7성급 호텔'이니 하며 터무니없이 내세우던 허세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호텔등급제의 경우 지난 1971년 처음 도입됐으며 관광진흥법 개정에 따라 지난 9월 12일부터 모든 관광호텔은 3년마다 등급 평가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규정했다.

각 나라마다 호텔등급 표시 방법은 차이가 있다. 유럽의 호텔등급 표시는 별로 표시하고 미국의 경우 다이아몬드로 표시한다.

그동안 국내 호텔등급은 관광진흥법 및 시행령에 따라 관광숙박업에 대한 등급을 정했는데 관광호텔의 경우 법에서 정한 평가기준의 만점을 기준으로 해서 특1등급(90% 이상), 특2등급(80% 이상), 1등급(70% 이상), 2등급(60% 이상), 3등급(50% 이상)으로 평점을 평가해 결정했다.
관광호텔의 경우 특1등급은 황금색 바탕에 무궁화 5개, 특2등급은 녹색 바탕에 무궁화 5개, 1등급은 무궁화 4개, 2등급은 무궁화 3개, 3등급은 무궁화 2개를 표기하도록 했다.

하지만 무궁화를 사용하는 현행 호텔등급 표시 기준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과 문양 및 개수가 달라 방한 외국인들에게 혼돈을 초래해왔다는 지적이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내년부터는 종래 특1.2급, 1, 2, 3급으로 구분했던 호텔등급을 국제적으로 널리 통용되는 5성체계로 변경하되 시행일로부터 1년간은 호텔사업자가 종전 등급과 변경된 등급 중 선택할 수 있도록 관광진흥법 시행령이 개정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개정이 방한 외래객 1400만명 시대를 맞아 호텔등급이 호텔 시설과 서비스 수준을 정확하게 알리는 지표가 되도록 만드는 데 역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호텔 서비스를 실질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방식을 도입하고 등급별로 별도 기준을 마련했으며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평가되는 등급 평가 기준은 대폭 수정했다.

새로운 등급 평가는 미리 심사일을 통보하고 평가요원이 방문해 조사하는 '현장 평가'와 불시에 방문해 조사하는 '암행·불시 평가'로 하도록 했다. 현장 평가는 3명의 평가요원이 동시에 방문해 조사하고 암행·불시 평가는 각기 다른 날짜를 택해 불시에 방문해 조사를 진행한다. 특히 4~5성급에 적용되는 암행 평가는 평가요원이 평범한 손님으로 가장하고 호텔을 방문해 호텔 상태와 직원의 서비스를 평가하는 '미스터리 쇼퍼' 방식으로 호텔에서 1박을 하며 조사를 진행해 등급결정 시 실제 호텔의 서비스 수준이 반영될 수 있도록 했다.

호텔등급 결정 업무는 지난 1999년 이전 정부에서 직접 수행했지만 민간위탁 정책에 따라 2개의 사업자단체로 위탁돼 현재에 이르렀다.
현행 체제는 사업자단체가 등급을 결정함에 따라 업계의 자발적인 등급제 준수 및 호텔 서비스 향상을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등급결정의 일관성이 확보되지 못한 점이 있어 제도 개선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문체부는 내년부터 호텔등급의 공정성과 신뢰도 향상을 확보하기 위해 공공기관인 한국관광공사에 등급결정 업무를 위탁할 예정이다.


이번 호텔등급제도의 전면 개선으로 국내 숙박 서비스 수준을 높여 중국.일본 등 외국 관광객의 한국여행 만족도를 높이고 그동안 호텔이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기초 기반시설임에도 유해한 시설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개선시켜 향후 관광한국으로 도약하는 첫걸음이 되길 기대한다.

yccho@fnnews.com 조용철 문화스포츠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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