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현장클릭]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딜레마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2.07 17:37

수정 2014.12.07 21:44

[현장클릭]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딜레마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딜레마에 빠졌다. LIG손해보험 인수, 사외이사 퇴진, 조직개편·인사 등이 실타래처럼 엉켜 풀리지 않고 있다.

먼저 LIG손해보험 인수 문제가 갈 길 바쁜 윤 회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리딩 뱅크로서 KB국민은행의 위상을 되찾는 일이 시급하지만 이에 앞서 LIG손보 인수가 발등의 불이다.

금융당국은 LIG손해보험 인수 허가를 위해서는 KB금융의 지배구조 개편, 그 중심에 있는 사외 이사 퇴진을 묵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올해 벌어진 KB내분 사태의 사외이사들도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사외이사들은 버티고 있다. 이경재 이사회 의장과 고승의 사외이사는 사퇴했지만 나머지 사외이사들은 사퇴 논의를 미루고 있다.

윤 회장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입장이다. 금융당국과 사외이사들 사이에 끼여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셈이다.

윤 회장은 아직까지 신제윤 금융위원장을 만나지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로 일정이 바쁘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그러나 금융사 지주 회장 및 은행장이 바뀌면 가장 먼저 만나는 사람이 금융당국 수장이다. 윤 회장은 다각도로 금융당국 수장을 만나려 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역시 LIG손해보험 인수 허가 등 민감한 현안이 있는 상황에서 윤 회장을 만나는 것은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윤 회장이 할 수 있는 것은 사외이사들을 설득하는 일이다. 사외이사들만 사퇴해준다면 LIG손해보험 인수 가능성이 높아지고 인사·조직 개편 또한 단행할 수 있다. 실제 윤 회장은 사외이사들을 설득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사외이사들은 지난 5일 열린 확대경영전략위원회 종료후 거취문제에 대한 논의를 했다. 고승의 사외이사는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나머지 이사들은 12일 임시이사회 종료 후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사외이사들 사이에서 입장차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괄 사퇴는 힘들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금융업계는 윤 회장이 시험대에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LIG손해보험 인수 문제로 금융당국과 꼬일때로 꼬인 매듭을 풀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사외이사들을 먼저 설득시켜야 한다.
오는 12일 임시이사회에서 윤 회장의 역할이 주목되는 이유다.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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