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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보다 작은 아이 키.. 저신장증 어떻게 해결할까? "女 9세·男 10세 전에 치료해야"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2.15 17:17

수정 2014.12.15 17:17

만2세~사춘기 한해동안 4㎝이하 크면 성장장애 의심
또래마다 성장시기 달라 "규칙적 운동·충분한 수면 2차 성징 이전 치료나서야"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이기형 교수가 어린이의 키를 재고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이기형 교수가 어린이의 키를 재고있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김 모씨는 작은 아이의 키가 걱정이다. 아이의 친구들은 해마다 새 학기가 되면 방학동안 부쩍 자라 있는데 김 씨의 아이는 작년에 3cm 정도 밖에 자라지 않았다. 이번 방학에도 키가 별로 자라지 않을 것 같아 고민이다.

보통 또래 100명 중에 작은 순으로 3번째에 들면 저신장으로 볼 수 있다. 또래 평균 신장보다 10cm 이상 작아도 저신장을 의심한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이기형 교수는 15일 "성장의 양상이 또래 친구들과 다르다면 성장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다"며 "만 2세부터 사춘기 전까지 매년 4cm 이하로 자란다면 정확한 검사를 통해 성장장애 여부를 확인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신장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성장호르몬이나 갑상선호르몬이 결핍돼 성장장애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터너증후군, 러셀-실버증후군 등의 염색체 이상이거나 뇌종양, 만성신부전증 등의 원인 질병이 있는 경우도 있다.

자녀의 키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는 부모의 키다. 남자는 부모 평균키에서 6.5cm를 더하고, 여자는 6.5cm를 뺀 키가 예상키다. 물론 환경적인 요소가 충분히 성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절한 영양공급과 운동 등 성장에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후천적인 요인 중에는 영양상태가 가장 중요하다. 단백질과 무기질 등 뼈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도 성장에 도움이 된다. 성장기에는 수면 중에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수면이 부족할 경우 호르몬 분비가 원활하지 않아 성장에 방해요소가 될 수 있다.

또래보다 크다고 해서 최종 신장이 큰 것은 아니다. 성조숙증에 의해 일찍 자라는 아이들은 성 호르몬 분비의 증가가 일찍 나타나면서 2차 성징이 너무 이른 나이에 찾아오고 성장판도 일찍 닫히기 때문이다. 지금은 크더라도 최종신장은 오히려 남들보다 작을 수 있다.

저신장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원인 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우선 성장을 방해하는 원인 질환을 먼저 치료해야 한다. 그 외에는 성장호르몬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성장호르몬이 결핍됐던 아이에게 처방했을 때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일찍 자라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남들보다 늦게 자라는 아이들도 있다. 실제 나이와 뼈 나이를 비교해서 성장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다. 하지만 성장판이 닫히거나 실제 나이보다 뼈 나이가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치료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성장판이 아직 열려있고 뼈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덜 진행 되어있는 경우 2차성징 시작 이전에 치료를 한다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성장호르몬 치료는 여아는 만 9세, 남아는 만 10세 이전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 교수는 "성장호르몬 처방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정확한 진단에 따라야 하고 치료의 극대화와 부작용 발생에 대한 관찰이 필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 의료기관의 소아내분비 성장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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