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서울아산병원, 생체 간이식 20주년 맞아...5년 생존율 90.6%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2.16 13:18

수정 2014.12.16 13:18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황신 소장 등 간이식팀 의료진들이 간이식 수술을 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황신 소장 등 간이식팀 의료진들이 간이식 수술을 하고 있다.

선천성 담도 폐쇄증을 앓고 있던 생후 9개월의 아기는 간이 딱딱하게 굳는 간경화로 인해 간이식이 아니면 살려낼 방법이 없었다. 결국 아버지는 자신의 간 일부를 딸에게 떼어 주겠다고 결정했고, 1994년 12월 8일 18시간의 대수술 끝에 국내 첫 생체 간이식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죽음을 앞둔 아기에게 건강한 사람의 간 일부를 떼어 옮겨주는 생체 간이식 수술이 20년 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한 이후 9개월 아기는 21살의 건강한 대학생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말기 간질환자의 최고 치료법인 간이식은 그동안 끊임없는 발전을 거듭해오며 장기 생존율과 삶의 질을 보장하는 치료법으로 정착될 수 있었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는 국내 최초 생체 간이식 20주년을 맞아 94년부터 지난 20년간 간이식을 받은 소아 환자 280명의 이식 후 생존율을 분석한 결과, 1년과 5년 후 생존율이 각각 94.9%, 90.6%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10년 이상 생존한 환자도 무려 86.9%인 243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생존율은 현재 세계 유명 소아간이식 센터들의 생존율(1년 90%, 5년 85%)과 비교했을 때에도 훨씬 높은 수준으로 세계 의사들이 가장 많이 참고하는 미국 의학 커뮤니티 '업투데이트'(UpToDate)에서도 대표적 성공 수술 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또한 10년 생존자 243명의 건강 상태를 살펴본 결과 재이식은 2건에 그쳤고 신장 기능의 저하를 보인 환자는 7%, 고지혈증 발생은 2.5%에 불과해 합병증도 낮았다.

황신 소장은 "생후 1년 미만의 영아에게 간이식을 시행한다고 하면 부모들이 잘 살 수 있겠냐며 의문을 갖는데 소아 간이식 환자 중 현재 20년 생존자는 2명으로 내년이면 4명, 내후년이면 7명이 된다"며 "이식 후 관리만 잘 하면 20~30년을 넘어 평생을 살 수 있다.
간이식은 더 이상 생존율의 문제가 아니라 평생을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치료법으로 확립되고 있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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