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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이케아를 보고 배워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2.19 17:23

수정 2014.12.19 17:23

가구시장에 메기효과 기대.. 오로지 제품으로 승부해야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가 화려하게 데뷔했다. 지난 18일 개장 첫날 경기도 광명점은 추위를 뚫고 찾아온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갖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국 고객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한 셈이다. 광명점은 이케아가 세계 42개국에서 운영하는 340여개 매장 가운데 가장 크다. 연면적 13만1550㎡에 8600종의 제품을 구비했다. 이케아는 오는 2020년까지 전국 매장 수를 5개로 늘릴 계획이다.


극심한 소비 부진 속에 이케아에 대한 높은 관심은 주목할 만하다. 기업이 적당한 값에 괜찮은 제품만 내놓으면 얼마든지 소비자의 지갑을 열 수 있다는 얘기다. 불황일수록 소비자의 마음을 읽는 게 중요하단 뜻도 된다. 이는 최근의 해외 직구 열풍에서도 확인된다. 지난달 미국에서 실시된 블랙 프라이데이 때 국내 소비자들은 약 2조원을 기꺼이 지출했다. 인기 사이트엔 한글 안내판이 붙었다. 가격표 앞에 애국심은 실종된 지 오래다. 마찬가지로 광명점을 찾은 고객들은 이케아 제품에 붙은 가격표와 품질만을 본다.

그 점에서 이케아 진출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논란은 초점이 어긋났다. 지역 중소 가구업체와의 상생,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지도의 오류를 지적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정작 우리는 핵심을 놓쳤다. 이케아 때리기에 치중한 나머지 우리는 어떻게 하면 토종 가구업체의 경쟁력을 높여 이케아 현상에 맞설 것인지 진지하게 토론할 기회를 잃었다. 정부와 업계가 한국판 이케아 육성 방안을 놓고 머리를 맞댄 적도 없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 후생이다. 대형 마트의 의무휴업을 놓고 논쟁이 끊이지 않는 것도 그 조치가 맞벌이부부 등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하기 때문이다.

국내 온라인 몰 업계는 지난 12일 해외 직구에 맞설 대응책으로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를 가졌다. 품목·수량이 적어 소비자를 우롱했다는 비판도 나왔지만 하루 매출 기준 최대액수를 기록한 데서 알 수 있듯 반응은 좋았다.

토종 가구·온라인쇼핑 업체들도 이케아 오픈에 맞춰 할인행사를 갖는 등 맞불 작전을 폈다. 이케아가 주는 메기효과다. 광명점의 일부 제품값이 일본·중국보다 비싸면 어떤가. 가격정책은 기업의 고유권한이다. 광명점 고객들은 이케아 제품을 고를 때 국내 경쟁사 제품과 비교하지 일본·중국과 비교하지 않는다. 가구업체들은 이케아를 능가할 제품과 서비스로 당당히 맞서야 한다.
과거 이마트 등 토종 대형 마트들은 월마트 등 글로벌 유통 공룡을 이겼다. 가구업계에서도 같은 일이 나타나지 말란 법이 없다.
최종 선택은 고객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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