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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하락, 은행들에는 양날의 칼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2.21 12:31

수정 2014.12.21 12:31

유가 하락이 은행들에는 양날의 칼이 되고 있지만 배럴당 40달러 초반까지는 은행들에 이득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유명 투자자인 데니스 가트먼은 유가가 이제 바닥에 근접했다고 예상했다.

19일(현지시간) 경제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분석가들은 유가 급락 여파가 은행들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과 부정 양측면을 모두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석유업체들에 대한 대출이 부실화 할 수 있고, 이들이 발행하는 채권 주간사 역할을 하면서 벌어들이던 수수료 수입도 급감하는 부정적 측면이 있는 반면 유가 하락으로 소비여력이 확대된 가계가 주택담보대출이나 자동차 할부 구입이 확대되면서 은행 수익에 도움이 된다.

우선 유가 하락은 에너지 업체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현금 흐름을 줄이게 된다. 비용감축으로 대응하겠지만 이걸로 충분치 않으면 대출이나 채권 이자를 갚지 못하거나 이자 지불을 위해 운영비를 줄일 수도 있다.


이같은 우려로 에너지 업체들이 발행한 정크본드 가산금리는 지난 6월 미 국채 대비 4%포인트에서 폭등해 지금은 8%포인트에 육박하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곳은 웰스파고다.

JP모간에 따르면 올해 웰스파고가 석유·가스 업체들에 빌려준 신디케이트 대출 규모는 264억달러(약 29조원)로 신디케이트 대출 가운데 비중이 가장 높았다. 전체 대출의 27%에 이른다.

또 석유·가스 업체들의 43억달러 규모 정크본드 발행에 주간사 은행 역할을 했다.

웰스파고는 그러나 대형은행들은 메이저 업체들에 대출하기 때문에 위험이 그만큼 적다고 보고 있다.

웰스파고는 소형, 지역 은행들의 위험성이 더 높다면서 이마저도 손실이 발생해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일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오클라호마와 텍사스, 루이지애나주의 소형 은행들이 단기적으로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면서 휴스턴의 그린 뱅코프를 이 가운데 하나로 지목했다.

제프리스는 그렇지만 현재 유가 수준에서는 은행들에 긍정적 효과가 더 높다고 평가했다.

배럴당 70달러 중반~40달러 초반 사이에서 유가가 움직이면 은행들이 대응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40달러 초반 밑으로 유가가 떨어지게 되면 대출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제프리스는 분석했다.

유가는 지금보다 조금 더 떨어지겠지만 이전 같은 폭락 흐름은 이제 끝났다는 분석도 나왔다.

유명 투자자로 투자분석지 가트먼 레터를 발행하는 데니스 가트먼은 CNBC에 출연해 유가 하락세가 조만간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트먼은 "지금부터 큰 폭의 하락이 뒤따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고맙게도 대규모 유가 변동은 이제 거의 끝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수일간 유가 기간구조(term structure)가 방향을 틀었다면서 이같이 낙관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큰 폭으로 반등해 뉴욕시장(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근월물은 4.45% 급등한 배럴당 56.52달러에 마감했고, 국제유가 기준물인 북해산 브렌트유 근월물 역시 런던시장(ICE)에서 5% 폭등해 62달러에 바싹 다가섰다.

그렇다고 유가가 상승 흐름으로 돌아선다는 것은 아니라고 가트먼은 덧붙였다.
그는 유가 상승세 전환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면서 내년 1월 유가는 55달러 수준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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