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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자본시장 결산] (4) 펀드시장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2.21 16:29

수정 2014.12.21 16:29

펀드 투자 축, 대형주서 배당주로 이동.. 부익부 빈익빈 심화
배당·가치주펀드 인기.. 신영밸류고배당펀드 설정액 3조 넘겨 '대박'
대형 자산운용사 '부진' 중소형 운용사는 '약진'

[2014 자본시장 결산] (4) 펀드시장

올해 국내 주식형펀드는 대형주 중심 투자펀드에서 배당주펀드, 가치주펀드로 투자 축이 변하면서 '빈익빈 부익부'가 심했다. 증시 박스권과 정부 배당강화 정책 등으로 펀드투자 메가트렌드가 대형 성장주 위주에서 배당주.가치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대형 자산운용사가 부진하고 배당주·가치주펀드 등에 특화된 중소형 운용사들이 약진했다. 그중 '신영밸류고배당펀드'는 시중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설정액 3조원이 넘는 공룡펀드가 됐다. 또 개인투자는 줄고 법인이 늘면서 주식형펀드보다 채권형펀드, 대체투자펀드가 주목을 받았다.

■펀드 메가트렌드 배당주로 이동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시 박스권이 지속되면서 올해 펀드시장은 채권형펀드 설정액이 주식형펀드를 7년 만에 추월했다.


국내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지난 11월 말 기준 63조4100억원(지난해 말 대비 13조원 증가)이었다. 반면 국내 주식형펀드는 올 들어 설정액이 3조원가량 감소해 62조5650억원이 됐다. 반면 배당주펀드로는 올해 2조7000억원 가량이 들어왔다. 신영밸류고배당펀드는 지난해 말 설정액 1조4700억원 규모에서 2배 이상 늘어 3조원이 넘는 공룡펀드가 됐다. 펀드 역사에서 3조원대 공룡펀드는 손에 꼽힌다. 지난 2007년 미래에셋 인사이트펀드 4조7000억원, 2008년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펀드'가 3조5000억원 규모였다.

이승현 에프앤가이드 연구원은 "상반기까지 국내 펀드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자금이 지속 유출됐다. 하지만 7월 2기 경제팀이 경제활성화 정책을 펼치면서 배당형펀드 규모가 급증했다"며 "기업들이 배당정책에 부응하면 내년에도 배당펀드 자금유입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펀드투자의 메가트렌드가 올해는 대형 성장주 위주 투자에서 배당주.가치주 투자로 이동하는 현상이 뚜렷했다.

2005~2010년 메가트렌드는 시장이 급등락하면서 지수를 움직이는 대형주 투자 펀드들이 강세였다. 당시 지수 관련 대형주 투자로 성과가 높아 펀드 마케팅 때 대형 성장주를 앞다퉈 내세웠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코스피지수가 1800~2000의 박스권이 이어졌고, 글로벌경기 부진으로 수출 중심 대형주가 위축됐다. 20여개 중목에만 집중투자하는 펀드, 자문형랩, 가치주펀드 중심투자에 이어 올해 배당주펀드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국내 투자문화의 고질적인 문제인 쏠림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과거 대형 성장주펀드, 중국·브라질펀드, 롱숏펀드, 배당주펀드 등 국내 투자문화는 쏠림현상이 심각하다"며 "배당주펀드도 주식수가 적은 우선주 등에 자금이 몰려 고평가 우려가 있고, 향후 환매가 지속되면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식형펀드 수익률 저조, 자금 유출

주식시장의 박스권 장세로 국내 주식형펀드를 운용하는 대형 운용사의 성과는 부진했다. 반면 가치주와 배당주에 투자하는 중소 운용사가 강세였다.

KG제로인에 따르면 52개 운용사(12월 10일 기준)의 일반 주식형펀드 가운데 올해 자금이 유입된 곳은 10곳에 그쳤다. 올해 일반 주식형펀드 자금 유입 톱5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6694억원, 에셋플러스자산운용 6364억원, 신영자산운용 3980억원, 트러스톤자산운용 3859억원, 메리츠자산운용 2465억원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자금 유출이 많은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1조6379억원), KB자산운용(-1조4656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9083억원), 삼성자산운용(-5849억원), JP모간자산운용(-4119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52개 운용사의 일반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이 플러스인 곳은 8곳에 그쳤고 나머지 대부분은 마이너스였다.

해외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모디노믹스의 인도(연초 이후 41%)와 후강퉁(상하이·홍콩증시 간 교차매매)의 중국본토펀드(29%)가 우수했지만, 자금은 채권 및 안전자산으로 몰렸다.
설정액은 채권금리 하락과 '시중금리+알파(α)' 투자 트렌드로 채권형, 채권혼합형, 절대수익추구형 등에서 증가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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