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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이케아 개장 첫 주말 풍경.. "소품 볼 것 많네" 쇼룸 인산인해 인근 광명 가구거리는 개점휴업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2.21 17:43

수정 2014.12.21 17:43

미로같은 매장 구조는 불만.. 가격 비교하는 소비자 급증
국내 가구매장 매출 확 줄어

이케아 광명점 개장 후 첫 주말을 맞은 지난 20일 오전, 미트볼과 김치볶음밥 등을 판매하는 이케아 레스토랑에 몰린 고객들(왼쪽 사진)이 음식을 구매하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반면, 같은날 광명네거리역 인근 광명시 가구거리는 소비자의 발길이 끊겨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케아 광명점 개장 후 첫 주말을 맞은 지난 20일 오전, 미트볼과 김치볶음밥 등을 판매하는 이케아 레스토랑에 몰린 고객들(왼쪽 사진)이 음식을 구매하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반면, 같은날 광명네거리역 인근 광명시 가구거리는 소비자의 발길이 끊겨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일, 개장 후 첫 주말을 맞은 이케아 광명점은 방문객들의 발길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케아로 향하는 차량 행렬은 KTX 광명역 인근 코스트코와 롯데아울렛부터 시작해 30분 넘게 기다려야 주차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오전 9시, 개점을 1시간 앞둔 이케아 매장 입구에는 하나둘씩 고객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30분 앞서 문을 여는 이케아 레스토랑에 들어가기 위한 것. 20분쯤 지나자 300명가량의 인파가 한파 속에 줄을 서 입장을 기다렸다. 첫 개장일과 달리 유모차를 끌거나 아이 손을 잡고 온 가족단위 방문객이 늘어난 것도 눈길을 끌었다. 공식 영업을 개시한 지난 18일 한꺼번에 몰려 1시간 이상 입장을 기다리던 것과 달리 차분한 모습이었지만, 이케아 측은 오전부터 저녁까지 방문객이 이어지면서 일일 방문자 수는 오히려 첫날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했다. 업계에서는 호기심에 이케아를 방문하는 '허니문' 기간이 한달가량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붐비는 방문객

이케아 매장에 들어선 사람들은 주로 '쇼룸'에 몰렸다.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집안 내부구조를 바탕으로 이케아 제품으로 꾸민 집안 인테리어는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쇼룸을 보며 지나가던 50대 주부는 "국내 가구업체가 긴장해야겠다. 집안 가구 배치를 바꾸고 소품을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이케아 방문객은 조립이 어려운 대형가구보다는 소형가구·어린이가구·소품 등에 주로 관심을 보였다. 현재 유료배송은 시작했지만 아직 조립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도 한몫했다.

조립식 탁자를 구매한 이석환씨(32)는 "이케아 가구는 질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디자인이 나쁘지 않아 소모품으로 적합하다"고 말했다.

한편 모든 제품을 둘러봐야 출구가 나오는 이케아의 '미로' 같은 매장구조에 불평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있다. 하루 3만명이 몰리는 매장에 턱없이 부족한 화장실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광명 가구거리는 발길 끊겨

업계에 따르면 개장 이후 이케아를 방문한 고객의 1인당 평균 구매금액은 10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형가구보다 소품과 잡화의 비중이 높았다는 방증이다.

특히 대형가구는 가격대가 높은 만큼 가격과 품질 등을 꼼꼼히 비교해 선택하겠다는 소비자의 심리가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이케아 매장 소품코너에서 만난 30대 주부 역시 "이케아는 다른 곳에서 찾기 어려운 인테리어 소품이 한곳에 모여있어 구매하기 좋다"면서 "가구는 기존에 국내에 있는 매장도 볼 수 있는 곳이 많아 비교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케아 제품과 기존 국내제품을 꼼꼼하게 비교하겠다는 소비자 심리는 이미 국내 가구매장의 매출 감소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방문한 광명시 가구거리는 제품을 보러 오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어 추운 날씨만큼 황량한 모습이었다. 광명시가구유통사업협동조합에 따르면 광명시 가구거리에 위치한 국내 가구매장의 매출은 최근 한달간 30%가량 감소했다.
이사 수요가 뜸한 시기적 특성상 가구 구매가 줄어들기도 했지만 이케아 개점에 따라 소비자의 선택시간이 길어졌다는 것이 광명시가구조합측의 분석이다.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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