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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만 야구전문기자의 핀치히터] 10구단 KT, 데뷔 첫해 성적표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2.22 17:18

수정 2014.12.22 21:54

FA 영입에 큰돈 썼지만 중심타선 등 확보 안돼.. 미래에 대한 투자했어야

분명 위기였다. 바로 전 해 터트린 축포는 쓰라린 독배로 기억됐다. 2012년 프로야구는 사상 처음으로 관중수 700만 명을 돌파했다. 이어진 2013년에 대한 기대는 설렘으로 가득했다. 의문이 하나 있었다. NC 다이노스가 설렘을 절망으로 빠트리지나 않을지.

개막 초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NC는 4월 한 달간 23번을 싸워 5번밖에 이기지 못했다. 5승 1무 17패, 승률이 2할(0.190)을 밑돌았다. 2할이면 정상적인 승률이 아니다. 어느 해든 꼴찌 팀은 있게 마련이다. 그렇더라도 한 팀의 지나친 부진은 곤란하다. 전체 판의 흥미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NC는 5월 들어 반격에 성공했다. 신인 나성범의 가세로 외로운 4번타자 이호준의 방망이에 힘이 실렸다. 집중 견제에서 벗어난 이호준이 팡팡 장타를 터트렸다. 이호준을 의식하면 어디선가 나성범이 불쑥 나타났다.

NC는 5월 12일 두산전서 처음으로 팀 두 자리 수 득점(17)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수들이 제자리를 잡으며 4연승을 내달리기도 했다. 결국 NC는 2013년 4할 승률(0.419)을 넘기며 9개 구단 가운데 7위를 차지했다.

막내구단 KT 위즈(감독 조범현)가 22일 외국인 투수 크리스 옥스프링과 총액 35만달러(약 3억80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2015시즌 데뷔를 앞둔 KT는 4명의 외국인 선수를 모두 확정지었다. 이에 앞서 투수 김사율, 내야수 박기혁, 박경수 등 FA(자유계약선수) 영입을 끝냈다. 내년 시즌을 향한 선수 영입을 사실상 마친 셈이다. 2015년 KT 위즈는 어떤 마법을 선보일까?

KT는 2년의 시차를 두고 NC의 뒤를 쫓고 있다. KT는 2014 퓨처스 북부리그서 경찰청과 LG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김사연(홈런 23개)과 김동명(17개)의 장타력이 돋보였고 박세웅(9승)이 다승 공동 1위에 올랐다. 하지만 퓨처스 북부리그 3위로는 곤란하다. NC는 2012년 1위를 차지했다. 2위 KIA와의 승차가 10게임이나 벌어졌다. 그러고도 2014년 4월 호된 1군 신고식을 치렀다. 5월 이후 NC가 살아나지 못했더라면 2014 프로야구는 블랙홀로 빠져들었을 것이다.

2013년 퓨처스 리그의 NC는 압도적이었다. 15승을 기록한 이재학을 비롯해 김진성, 노성호, 최금강 등이 버틴 마운드는 다른 2군과 확연히 구분됐다. 이호준이 합류하면서 공룡의 발톱은 펀치력을 달리했다. 외국인 투수도 잘 뽑았다. 3명 중 2명은 내년 시즌까지 NC에서 뛴다. 외국인 투수나 FA 영입에서 보여준 NC의 수완은 오히려 선배 팀들을 능가했다.

올겨울 KT는 그렇지 않아 보인다. 신생팀다운 과감한 베팅이 없다. 신선함이 돋보이는 것도 아니다. FA 세 명에 44억1000만 원을 썼지만 중심타선이나 선발 혹은 마무리 투수는 한 명도 확보하지 못했다. 옥스프링이라는 선택도 의문이 따른다.

신생팀이면 현재보다 미래에 투자해야 한다. 싼 값이고 한국 무대서 실적을 가진 투수라는 이유로 그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겨울 KT의 행보를 보면서 벌써 내년 봄이 걱정이다.

texan509@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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