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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싸움에 들어간 러시아 디폴트 위기-하나대투증권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2.23 07:36

수정 2014.12.23 07:36

하나대투증권은 금리인상에 인내심을 발휘하겠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도움으로 악화되던 러시아 금융시장이 일단 진정되는 조짐이라고 23일 밝혔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4000억 달러에 이르는 외환보유고를 감안하면 러시아가 당장 디폴트를 맞이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며 "금융불안을 자구적으로 해결할 능력이 제한적이어서 러시아의 디폴트 위험이 주기적으로 부각될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고 밝혔다.

시장의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비교적 온건한 경기후퇴와 양호한 외환보유고를 가정해도 터키, 남아공, 브라질 등 기존 신흥 취약국과 비슷한 수준의 디폴트 위험에 노출되게 된다.

역사적으로 신흥시장의 디폴트 리스크는 여러 차례 주기적으로 반복했다.

그는 "실제 디폴트를 경험한 신흥국의 특징은 상대적으로 금융시장 방어력이 취약하고 교역조건이 보다 악화되었다는 점"이라며 "러시아는 부채상환능력은 상대적으로 우수하지만,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에는 더 취약한 구조"라고 밝혔다.

결국 당장의 디폴트와는 거리가 있다 하더라도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 경기침체 가능성, 자금이탈 방어와 외환보유고 유지라는 세가지 문제에 대해 스스로 답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러시아의 금융불안은 일단 미국의 금리인상 위험에 노출되는 내년 상반기까지 열어 두어야 할 것이다.


물론 자체적인 해결방안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소 연구원은 "러시아가 원유 및 가스를 감산하는 한편 우크라이나를 포기하며 서방과 관계를 개선한다면 디폴트 리스크에서 점차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푸틴의 정치적 입장을 감안하면 현실화되기가 녹녹해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국제유가와 미국 금리인상 등 대외변수들과 지루한 시간 싸움에 돌입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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