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법률시장 개방' 로스쿨엔 블루오션?

조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2.25 17:37

수정 2014.12.25 17:37

로스쿨 매년 1500명 배출, 외국계 로펌 새 취업시장

법률시장 완전 개방을 앞둔 가운데 외국계 로펌이 매년 1500명 가량 쏟아지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새로운 취업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로스쿨 입학생 중 기업 등에서 근무하며 '전문성'을 쌓거나 외국어 능통자가 많아 외국계 로펌의 국내 법률시장 진출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게 로스쿨계의 중론이다.

■'포화' 변호사 시장 돌파구 기대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대한변호사협회에 등록된 변호사 수가 2만명을 넘어서며 변호사 수급 불균형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외국계 로펌이 포화상태인 국내 변호사 취업 시장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로펌은 21곳. 법률시장 개방 2단계인 현 시점에서 외국 로펌들의 업무는 국내 로펌과 연계를 통해 일부 국내법 사무만 처리할 수 있을 정도로 제한적이다.

하지만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오는 2016년 7월(한·미 FTA는 2017년 3월)부터 국내 법률시장이 완전 개방되면 외국 로펌들은 국내 변호사를 고용하거나 국내 로펌과 합작사를 설립해 국내에서 소송을 대리할 수 있게 된다.


때문에 향후 국내시장 공략을 위한 외국 로펌의 진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한 로스쿨 교수는 "상대적으로 영어 등에 신경 쓸 시간이 적은 사법시험 출신보다 원어민 수준의 회화를 구사하는 로스쿨 출신이 많기 때문에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국내에서 외국계 로펌이 자리를 잡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전문분야의 자문은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유리하다"며 "연수원에서 수년간 법 공부를 한 사람들과 달리 로스쿨 학부생은 전공이 다양한데다 졸업 뒤 건설, 금융 등 다른 분야에서 많게는 5년 이상 근무해 분야별로 전문성을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취업난을 겪고 있는 로스쿨 출신들이 외국계 로펌으로의 취업이나 이직에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다양성과 외국어만으론 한계"

반면 법조계 일각에서는 '영어실력'과 '다양성'만으로는 외국계 로펌의 관심을 끌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외국계 로펌이 국내 중대형 로펌들과 전략적 제휴나 인수합병 등의 방식으로 국내 법률시장에 정착할 것으로 예상돼 '로스쿨 출신'이 별다른 강점이 될 수 없다는 것.

또 국내법이 혼재된 사건을 주로 다루는 만큼 영어 능력은 회사 내 의사소통에만 필요하기 때문에 새로운 취업시장이 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한 중소형 로펌 관계자는 "외국계 로펌과 협력하는 법률 문제는 어차피 국내시장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외국어 능력이 크게 중요하지 않을 것 같다"며 "국내 변호사가 사실상 외국계 로펌과 해외에서 직접 일을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법률 소송은 조항 하나하나가 중요해 네이티브 수준의 원어민이 아닌 이상 굳이 국내 변호사에게 해외업무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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