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공연

‘돌아온 오빠들의 REAL 성적표’(음원·음반 편①)

입력 2014.12.26 07:05수정 2014.12.26 07:05

2014 가요계는 어느 때보다 풍성했다. 아이돌 그룹들의 연이은 컴백 사이에서 90년대를 풍미했던 기성가수들이 대거 출격했다. 8년 만에 완전체로 돌아온 지오디(god), 6년 만에 ‘동행’으로 컴백한 김동률, 5년 만에 새 앨범을 발매한 서태지, 7년 만에 정규 7집으로 돌아온 토이 등이 오랜 시간 공들인 앨범을 발표하며 디지털 싱글, 미니앨범으로 쉴 틈 없이 급변하던 가요계를 잠식시켰다. 음반, 음원뿐만 아니라 방송, 공연계까지 사로잡은 이들의 활약상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려 한다.

[fn스타 2014 가요결산] ‘돌아온 오빠들의 REAL 성적표’(음원·음반 편①)

◆ ‘다시 뭉친 god부터 8년 만에 컴백한 토이까지’

8년 만에 완전체로 뭉친 지오디는 ‘미운 오리 새끼’ 선공개에 이어 7월 8일 ‘챕터 8(Chapter 8)’을 발매하며 20~30대 팬들을 추억에 잠기게 했다. 총 12곡(Inst. 제외)이 수록된 이번 앨범은 지오디 특유의 따뜻한 감성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8년의 공백기를 음악으로 채워냈다. 앨범 발매 1주차 수록곡 전곡이 100위 안에 랭크 안에 들며 재결합의 올바른 예를 제시했다.

‘음악과 함께 가자’는 의미를 담은 김동률의 6집 ‘동행’ 역시 그동안 김동률이 해왔던 음악의 연장선에 섰다. 묵직함 저음과 귀를 풍요롭게 하는 오케스트라, 유난히도 힘들었던 한 해를 겪은 이들을 위한 위로의 노래 10곡이 수록됐다. 김동률은 듣는 이들의 마음을 관통했고, 앨범 발매 4주차가 되도록 수록곡 9곡 이상이 100위 안에 머무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서태지는 ‘소격동 프로젝트’로 컴백 전부터 대중들의 시선 사로잡기는 성공했으나, 앨범까지 관심을 이어가는데는 실패했다. ‘소격동’은 발매 1주차 3위, 2주차 7위에 오르며 아이유 효과를 톡톡히 누렸지만 10월 20일 발매된 ‘콰이어트 나잇'(Quiet Night)은 다양한 음악 장르의 조화와 서태지 특유의 음악 실험이 담기며 호불호가 나뉘었다. 마니아적인 음악 작업을 주로 해왔던 서태지는 5년 만에 발매한 앨범에서도 변화를 추구하는 음악성을 드러냈다.

토이 유희열의 7집 ‘다 카포’(Da cafo)는 이적, 김동률, 성시경, 권진아, 이수현 등 화려한 피처링 군단으로 앨범 발매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특히 한국 가요계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김동률, 이적, 유희열이 데뷔 이래 한 앨범에서 호흡을 맞춰 그 의미를 더했다. 악동뮤지션 이수현, 김예림, 선우정아, 권진아 등 매력적인 여 보컬리스트들과 음악 작업하며 보다 넓어진 스펙트럼을 펼쳤다. 이는 곧 음악차트에서 증명됐다. 앨범 발매와 동시에 1위에 등극했으며, 앨범 전곡을 줄 세우기 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타이틀곡 ‘세 사람’은 현재(12월 24일 기준)까지도 10위 안에 안착하며 전 세대에 어울러 사랑받고 있다.

음원차트-멜론, 올레뮤직 기준 (주간차트)

[fn스타 2014 가요결산] ‘돌아온 오빠들의 REAL 성적표’(음원·음반 편①)

◆ ‘오래도록 소장하고픈 음악, 아이돌 음반 사이 저력 과시’

하루에도 각종 음원사이트에는 디지털 싱글 및 미니앨범 등 무수한 신곡들이 쏟아진다. 스트리밍과 MP3가 보편화 되며 대중들은 신곡이 공개되자마자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됐다. 아이돌 그룹들은 디지털 싱글, 미니앨범, 드라마 OST 등을 시기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발매하며 다양한 콘셉트로 활동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대중들은 ‘듣는 음악’에 대한 갈증을 느끼게 했다. 2014년은 기성 가수들의 연이은 컴백으로 갈증을 말끔히 해소시켰다. 이들의 정규 앨범 발매는 ‘소장하고 싶은 음악’이 됐고, 이는 음반 판매량을 통해 증명됐다. 가온차트와 한터차트를 통해 지오디, 김동률, 서태지, 토이의 음반 판매량을 알아보았다.

가장 높은 음반 판매량을 기록한 가수는 단연 김동률이다. 김동률은 음원 차트에서도 강세를 보인 반면, 음반 판매량에서도 5만 2천(가온차트), 3만 7천(한터차트)를 기록하며 우세를 보였다. 이는 ‘듣는 음악’을 소장하겠다는 대중의 구매 욕구가 반영된 결과라 볼 수 있다. 또한 김동률 특유의 감성과 서사가 담겨있는 음악이 다사다난했던 2014년과 맞아 떨어지며 음악을 통한 위로 효과를 줬다는 평도 이어지고 있다.

공백기 동안 많은 논란이 있던 서태지 또한 컴백과 동시에 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서태지의 정규 9집 ‘콰이어트 나잇'(Quiet Night)은 4만 7천(가온차트), 2만(한터차트)을 각각 기록했다. 두 차트에서 2만 장 가량 차이 나는 이유는 가온차트는 출하량을, 한터차트는 가맹점 판매량을 통해 집계하기 때문이다. 특히 서태지는 발매에 앞서 컴백 콘서트에서 사전 판매를 실시했으며, 이는 한터차트에 집계되지 않았다.

이어 8년 만에 돌아온 원조 아이돌 지오디는 4만 3천(가온차트), 3만 5천(한터차트) 장을 기록하며 4팀 중 3위를 차지했다. 2000년대를 풍미했던 지오디는 윤계상을 포함한 박준형, 손호영, 대니 안, 김태우 등 다섯 멤버 전원이 앨범에 참여하며 2, 30대 팬들의 추억을 꺼내놓았다. 이들은 10대를 함께한 지오디의 컴백에 열광했으며, 당시 팬 문화를 고스란히 재현시켰다. 음원차트에서 주춤했던 지오디는 음원판매량에서 우세를 보이며 재결합의 좋은 본보기로 남게 됐다.

4팀 중 가장 늦게 발매한 토이 역시 음반과 음원차트에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11월 18일 발매된 ‘다 카포’는 4만 1천(가온차트), 2만 8천(한터차트) 장을 기록하고 있으며, 현재까지도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단기간 내 높은 판매율을 기록할 수 있었던 데는 김동률, 이적, 성시경 등 화려한 피처링 군단들의 팬덤 또한 토이의 음반 판매에 힘을 더했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핫트랙스 광화문 점에서 진행된 한정 사인음반 200장 판매는 매장 오픈과 동시에 품절되며 토이의 인기를 증명시켰다.

‘돌아온 오빠’들의 음반, 음원차트 성적표를 비교해봤다. 김동률은 음반과 음원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음반, 음원차트에서 우위를 보였다. 반면 서태지는 음반 판매량에서는 타 가수들에 뒤처지지 않았지만, 음원차트에서는 다소 아쉬운 결과를 낳았다.

이는 이전과는 달라진 팬덤 문화(스트리밍 관련)와도 관련된다. 하지만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김동률과 토이는 앨범 발매 이후에도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오랫동안 머물며 여전히 사랑받는 대중가수임을 입증시켰다. 2014년 아이돌 포화상태였던 가요계는 이들로 인해 스펙트럼을 높였으며, 이는 퍼포먼스 위주의 음악과 듣는 음악의 균형을 맞추며 보다 풍성한 가요계로 마무리 지었다.


/fn스타 fnstar@fnnews.com 윤효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