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지원은 늘리고 규제는 줄여야

늘 그랬던 것처럼 매년 초에는 사회 각계에서 희망과 기대가 극대화된다. 그런데 어찌 된 노릇인지 어느샌가부터 이런 분위기가 유독 증권가를 비켜가는 모양새다. 이유는 간단하다. 증권시장이 살아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코스피 지수가 한때 2000선을 넘으며 드디어 코스피 지수가 이른바 '박스피'를 벗어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대형주들의 실적 악화에 따라 다시 증시는 2000선 아래로 고꾸라졌다.

국내 주요 대형주 대부분은 과거 1970~2000년대 초반까지 국내 경제를 주도했던 제조 기반 수출주다. 그러나 조선, 철강 등 업종의 대형주들의 성장세는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특히 2000년대 초반부터 수출시장을 이끌었던 휴대폰 또한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데다가 중국이라는 거대한 경쟁자를 만나면서 점차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지고 있다. 그랬기 때문에 지난해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이 준 시장의 충격파는 예상보다 컸다.

지난해 환율과 금리 등의 이슈로 신흥국 증시가 일제히 올랐을 때도 유독 우리 증시는 이런 분위기에 편승하지 못했다. 일부에서는 국내 증시가 저평가된 것이라 '자위'하지만, 투자자들이 보기에 우리 증시의 매력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주식시장은 미래에 대한 희망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데, 국내 증시가 수년간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우리 경제에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다음 액션은 간단하다. 시장에 제2의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등을 키워야 한다. 이번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창조경제'를 내세우며 신산업을 육성하겠다고 외쳤지만 아직 뚜렷이 드러난 실적은 없는 상태다. 정부의 외침이 빈 껍데기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도 벌써부터 들린다.

전문가들이 진단하는 우리 경제의 새 희망은 게임 등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 미디어 콘텐츠, 바이오, 엔터테인먼트 등이다. 그러나 이런 업종들 대부분이 정부의 지원 정책에 편승해 성장한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애매하다.


일례로 게임 같은 경우 한쪽에서는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주로 꼽지만 또 다른 한쪽에서는 '도박'과 같은 사회악으로 규정 짓기도 한다. 그러면서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규제의 칼을 시시때때로 집어든다.

정부는 적절한 지원정책과 최소한의 규제로 시장이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