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암울한 철강, 복안이 필요하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마른 수건을 짜듯이 원가도 절감했는데, 앞으로는 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연말 송년회 겸 철강업계 관계자와 가진 자리에서 철강업계 임원의 말이다.

을미년 희망찬 새해가 밝았다. 하지만 철강업계 현실은 밝지만은 않다. 중국산 저가 철강재가 국내 시장을 갉아먹고 있고 여기에 탄소배출권제도가 전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천문학적 비용 증가에 따른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증권업계와 철강업계 관계자들이 말하는 철강업계 현실은 첩첩산중에 엎친 데 덮친 격이면서 사면초가다. 말 그대로 암울한 상황인 셈이다.

국내 철강시장은 중국산 철강재에 빠르게 잠식당하고 있다. 지난해 11월까지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은 1228만3000t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5.7%나 늘었다. 이는 최근까지 사상 최대 규모였던 지난 2008년 1431만t에 육박한 수준이어서 지난 한 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탄소배출권 시행도 철강업계에는 날벼락이다. 올해 시행되는 제도라서 정확한 비용 증가분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지만 증권업계는 비용 부담이 2.4% 수준 올라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탄소배출권 공급량이 부족할 경우 비용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또한 2015년 배출량 부족분을 모두 t당 3만원의 과징금으로 납부한다면 관련 비용이 최대 3114억원(고로사 영업이익 대비 7.2%)까지 증가할 수 있다며 대처 방안이 필요하다고 철강업계 안팎에선 조언하고 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지만 내년에는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조 단위의 비용이 추가적으로 필요할 수 있다"고 우려감을 표시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철강업계는 극약처방으로 사상 유례 없는 감산안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생산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비용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산업의 쌀'인 철강. 오늘날의 대한민국도 바로 이 철강에서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많은 선진국가들은 철강업 보호무역주의를 택하고 있다. 왜 선진국들이 철강업을 중요시하는지 우리 정부는 하루빨리 깨달아야 한다. 아울러 우리 철강업이 다시 살아 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