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고전과 인터랙티브의 영적인 만남, 조상 작가의 개인전 '공기의 간극'

이대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1.22 07:48

수정 2015.01.22 07:48

"사유와 상상이 날아다니는 이 공간에는 무한한 공기의 간극, 시간의 간극, 소리의 간극, 빛의 간극이 있습니다."

조 상(서울예술대학 디지털아트학부 교수) 작가가 2008년 금호미술관 전시 이후 7년 만에 아주 특별한 개인전을 갖는다. '디지털아트'라는 다분히 현대적인 학부의 교수이고, 주로 미국에서 작품 활동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주역이나 노장 사상 등 동양적 우주관을 꾸준히 작품에 담아왔다. 그래서인지 이번 전시에 대한 그의 변은 더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조 상 작가의 이번 전시는 1493년 편찬된 악학궤범의 내용을 토대로 한, 매우 이지적이고 이색적인 뉴미디어 아트 개인전으로, 동양적 우주관과 디지털 테크롤로지와의 융합을 탐험한다.

매체의 물성과 소리, 공기, 빛의 영적교류를 다루는 이번 작업은 전통의 현대적 변용, 그리고 민족의 예술혼과 과학기술이 융합된 쌍방향 소통형의 조형어법을 구사하고 있다.
또한 고전과 인터랙티브 아트라는 이질적 요소를 통섭하며 새로운 예술의 형태를 창조하고 있다.

입체와 설치작업에서는 적외선 센서와 아두이노가 코딩되어 영혼을 담은 깊은 울림의 소리가 랜덤으로 나온다. 또한 깃털 오브제가 있는 평면 작품에서는 다가오는 감상자를 인식하는 센서와 쿨링팬에 의해 깃털이 바람에 나부낀다.

안현정(예술철학 박사) 미술평론가는 "이 전시는 무한한 우주에 존재하는 다양한 관점들을 '특이점(Singularity) 이후'라는 상상의 플랫폼을 통해 시각화하고 있다."며 작가는 단순한 우발적 사건들을 넘어 그로부터 생성되는 존재의 차이와 진전에 대한 창조적 변혁을 촉발시키고자 한다고 평가했다. 또 그의 작품들은 디지털의 속성에 인간의 움직임이나 감각과 같은 비가시적 정보들을 가시적으로 '치환'함으로써 미디어아트 네트워크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조 상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과 뉴욕대학 대학원을 졸업한 후 조지빌리스 갤러리 소속 작가로 10여 년간 뉴욕에서 작품 활동을 해왔다. 금호미술관 기획 초대전과 기타 개인전 13회, 미국 댈러스미술관 및 앨버트녹스미술관 등 150여 회의 기획 그룹전에 참여했으며, 2003년에는 서울시 디지털미디어시티 환경조성 개념설계를 총감독했다.


장르별로 영상 및 인터랙티브 인스톨레이션, 입체, 평면 등 25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전시는 유중아트센터(www.ujungartcenter.com) 4층 1갤러리(02-599-7705)에서 28일부터 2월11일까지 15일간 진행하며, 관람료는 무료다.
전시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월요일은 휴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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