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이완구, 청문회 준비 돌입.. 의전·편의 거절 '낮은 행보'

윤정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1.25 17:17

수정 2015.01.25 17:17

차남 병역 의혹 관련 "필요하다면 공개 검증"
신상·정책 검증 등 대비 국정전반 업무파악 주력.. 책임총리 가능할지 관심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는 25일 새누리당에 제출한 원내대표직 사퇴서가 공식 수리됨에 따라 총리 후보자로서의 청문회 준비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특히 이 후보자가 박근혜 정부의 3년차 내각을 이끌 수장으로 등장하면서 '책임총리' 구현이 가능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총리 후보자가 '민심(民心)'과 '박심(朴心)'사이에서 무게 중심을 어디에 두고 국정의 제2인자 역할을 수행할 지 관심이 쏠린다.

■청문회 준비에 진력

이 후보자는 첫 출근이었던 전날에 이어 이날도 오전 10시께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연수원에 마련된 집무실로 출근했다. 또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차남의 병역 문제 등에 대한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차남의 병역 의혹 문제와 관련, "필요하다면 이번 주에 언론인, 의료인 또는 어떤 관계자든 앞에서 공개적으로 어떠한 조치랄까, 어떤 것도 받아들이겠다"고 공개 검증 입장을 밝혔다.


또한 "MRI나 엑스레이 촬영에도 응할 수 있다. 굉장히 당혹스럽지만 본인이 대중 앞에 얼굴을 나타내야 할 것"이라며 "의혹 해소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상황에서든지 공개적으로 (검증에) 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가족 문제가 검증대상이 된 데 대해 "그들도 사생활과 권리가 있고 여러가지 보호받아야할 부분이 있는데, 제가 총리로 지명받았다는 이유로 모든 사생활이 전 국민 앞에 노출되고 공개된다면 우리가 과연 이것을 되풀이해야 하는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청문회는 확실히 개선돼야 한다"며 "신상은 비공개로, 정책은 공개로 하는 방식 등을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편, 이 후보자는 총리실 관계자들로부터 전반적인 업무 보고를 받는 한편 신상, 정책 검증 등에 대비하기 위한 청문회 준비에 진력할 방침이다.

특히 야당에서 이 후보자를 총리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정치권의 민감한 각종 현안과 집권 3년차로 접어드는 박근혜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등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힐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民心'이냐 '朴心'이냐

현 정부에서 책임총리제 구현이 사실상 쉽지 않은 현실 속에 이 총리 후보자가 직무수행 과정에서 '책임총리'로서의 직무수행 과정에서 얼마나 역량을 발휘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이른바 '수첩인사' 등 국정의 세세한 부분까지 직접 챙기는 박근혜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 때문이다.

일단 이 후보자가 집권여당 원내대표를 역임하면서 국정에 밝은 데다 박 대통령과의 '호흡'이 나쁘지 않았다는 점에서 책임총리에 대한 기대가 있는 게 사실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 후보자는 개헌과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후보자는 올해초 밝힌 개헌 반대론에 변함이 없는지를 묻는 질문에 "지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고 청문회 때 생각을 밝힐 것"이라면서도 "원내대표 시절 개헌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고 그 기조 하에서 좀 봐야겠다"고 답했다. 또 총리와 부총리가 여당 출신 일색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두 부총리와 잘 협의하고 협력해서 경제살리기와 민생경제 문제, 각종 개혁과제를 추진하고, 국민에게 걱정을 덜 끼쳐드리고 대통령을 잘 보필해서 국민이 정말 힘들어하는 이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 후보자가 지난 23일 총리 지명 직후 "대통령에게 직언하는 총리가 되겠다"고 말한 것도 책임총리에 대한 국민적 기대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후보자가 박 대통령의 '심기 보좌'에 머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도 있다. 오랜 공직생활을 통해 몸에 익힌 보수적 체질과 친박 성향은 그가 책임총리에 걸맞은 권한을 행사하고 발언을 하도록 만드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책임총리제 실현은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권력을 나눠주겠다는 의지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yoon@fnnews.com 윤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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