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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국제시장' 관람중 연신 눈물 훔쳐

정인홍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1.28 20:01

수정 2015.01.28 20:01

박근혜 대통령은 28일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흥행대작 '국제시장'을 관람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올해 첫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각계각층 일반국민 200여명과 함께 서울 시내 한 극장에서 국제시장을 봤다.

국제시장은 60~70년대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한 가정을 지키며 근대화 체제의 어려움을 직접 관통해온 한 아버지의 삶의 애환을 그려낸 것이 시대적 흐름과 맞물리면서 흥행 잭팟을 터뜨렸고 영화속 실제 무대인 국제시장은 주말이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

이날 영화관람에는 파독광부 및 간호사와 그 가족, 이산가족도 참석했다.

영화가 주인공인 '덕수' 가족을 중심으로 파독광부와 간호사, 이산가족 상봉 등 현대사의 애환을 다룬 만큼 실제 역사의 산 주인공들이 이날 행사에 초청됐다. 박 대통령은 영화 관람에 앞서 윤제균 감독과 황정민, 김윤진, 오달수 등 출연배우, 스태프 등 영화 관계자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영화를 비롯한 문화콘텐츠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창작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상생하는 건강한 산업생태계 조성이 필수적임을 강조하면서 표준 근로계약서 체결 확산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윤제균 감독에게 "축하드린다. 이렇게 두 번이나 천만 넘는 영화를 만드신 거 대기록"이라며 "부모세대가 겪은 실제적인 생활을 토대로 해서 그분들의 실제상황, 희생정신을 잘 그리면서도 재미와 감동을 주고 특히 젊은이들에게 윗세대의 희생, 그분들과의 소통에도 큰 도움을 줬다"고 강조했다.

이어 "좋은 문화콘텐츠는 사회통합에도 도움을 주고 기여를 하는 걸 국제시장을 통해 실감했다"며 "우리 윤감독님은 지난 번에 규제개혁 점검회의 때도 오셔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국제시장 만들 때는 표준근로계약을 적용했다. 4대 보험도 적용하고, 촬영시간도 준수했다고 했는데 영화가 좋은 결과까지 얻게돼 기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마 표준근로계약을 적용하려는 곳이 점점 늘어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는데, 2013년보다는 월등히 표준근로계약을 적용하는 데가 늘었지만 그래도 작년에 한 23%밖에 안됐다"며 "모든 영화 제작에 확산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좋은 작품을 만들려면 안정된 환경이 돼야 역량이 최대한 발휘가 되지 않겠나"라며 "우리 문화산업도 계속 성장할 수 있는 길이 창작 인재를 정말 안심하고 보람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무엇보다 최고"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영화 흥행으로 부산 국제시장을 찾는 방문객의 증가여부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박 대통령은 김종덕 문체부 장관이 "영화가 감동적이어서 많이 우시게 될 것"이라고 하자 "여기 수건도 아주 준비해서 갖고 왔다. 감동적인 장면이 많다고 해서"라고 화답했다.

손경식 CJ회장에게는 "CJ가 그동안 문화에 투자하고 해외에 널리 알리시고 기여를 많이 해오셨는데 문화를 통해서 서로 이해도 되고 소통도 되고 좋은 일이 자꾸 생기기 않습니까. 앞으로도 더 아름다운, 문화를 통한, 아름다운 세상이 되도록 많이 부탁드린다"고 격려했다.

주연배우인 '덕수'역할의 황정민씨에게 출연 소감을 물었고, 황씨는 "젊은 친구들이 역사의 사실을 모름에도 불구하고 감정이나 이런 걸 이해해주고 같이 울고 웃고 하는 관계를 통해서 너무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에 박 대통령은 "젊은 세대가 영화를 보면서 너무 느끼는 바가 많고 이해도 하게 되고, 좋은 영화, 좋은 문화 콘텐츠는 국민의 자긍심도 살릴 수 있고 삶의 활력도 줄 수 있는, 문화 찬양의 시간이에요"라며 "문화는 아무리 찬양해도 모자랄 것 같이, 지금은 뭐 경제라든가 모든 걸 얘기할 때 문화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거든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표준근로계약 적용한 것과 관련, "현장인들이 일을 잘 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드는게 문화산업 발전의 첩경 아니겠나"라며 "이런 제도들이 갖춰나가는 또 확산되는 계기를 국제시장이 만들게 된 거 아닌가 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영화가 시작되자 박 대통령은 이산가족 상봉 장면과 영화 후반 주인공 '윤덕수'가 상상속에서 아버지를 만나는 장면 등 여러 장면에서 눈물을 흘렸고, 뺨 위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수건과 손으로 연신 훔쳐냈다.

또 파독 광부가 된 '덕수'가 사고로 갱도에 갇히고 동료 광부들이 덕수를 구하기 위해 갱도로 내려가는 장면 등 몇몇 장면에선 등받이에서 허리를 바로 세워 영화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영화가 끝난 뒤 참석자들과 함께 박수를 쳤고, 불이 켜진 뒤에도 북받친 감정을 다스리는 듯 한참동안 자리를 뜨지 않은 채 앉아 있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박 대통령은 또 옆자리에 앉아 함께 관람한 극중 윤덕수역의 배우 황정민씨와 윤 감독에게 "감동적인 영화 정말 잘 봤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좋은 영화를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황 씨는 영화가 끝난 뒤 민경욱 대변인이 "대통령과 추가로 대화를 나눴냐"고 물어보자 "대통령께서 눈물이 그렁그렁하셔서 무슨 말을 붙여볼 수가 없었습니다"라고 전했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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