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

대통령의 골프 활성화 방안에 기대해본다

박근혜 대통령이 골프 금지령을 내린 적이 없었다고 직접 해명하고 나서서 화제다. 그러면서 한 술 더 떠 골프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보라고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주문까지 했다. 가뜩이나 위기에 처한 골프업계로선 낭보 중의 낭보가 아닐 수 없다. 그런 가운데 박 대통령이 뜬금없이 골프 활성화를 거론하고 나선 배경에 대해 설왕설래다. 그중 올 10월에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GC서 열리는 프레지던츠컵과 무관치 않다는 주장이 가장 설득력이 있다. 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세계연합팀간 대결인 이 대회가 아시아는 말할 것도 없고 비영어권에서 개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160개국에서 5억명 이상이 TV를 통해 이 대회를 시청한다. 거의 월드컵 축구대회와 맞먹는 초특급 이벤트다. 이 대회를 통해 막대한 경제적 가치 창출이 기대되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박 대통령은 관례에 따라 이 대회의 명예회장이 돼 선수들을 맞게 된다. 대통령은 3일 국무회의에 앞서 가진 티타임 자리에서 "(프레지던츠컵은) 골프대회 중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대회이고 아시아에선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데 내가 그런 대회의 명예회장이다"며 "큰 대회도 앞두고 있는데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 이런 것이 대회를 성공시키는 것이니까 골프 활성화에 대해서도 한번 방안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은 자신의 본분에 충실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대통령의 발언에 가장 놀란 것은 주무 부처인 문체부 장관이었다고 한다. 김종덕 장관은 "정부에서 마치 골프를 못치게 하는 것처럼…"이라고 말하며 대통령의 의중을 살폈다. 이른바 '공무원 골프 금지령'을 언급한 것이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그건 아닌데…"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자신은 결코 그런 '령'을 내린 적이 없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공직사회에 나돌았던 서슬퍼런 '골프 금지령'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대통령과 주무 장관이 나눈 대화를 보면 그것은 공직사회 스스로가 소위 '알아서 긴 것'으로 결론 지어진다.

여하튼 대통령의 주문에 따라 관련 부처의 골프 친화적 후속 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것이 골프업계가 기대하는 수준이 될 지는 미지수다. 그렇게 생각되는 근거는 그동안 골프 관련 정책이 부처간 이기주의라는 굴레에 얽매여 '태산명동서일필'로 끝난 경우가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업계는 이번 박 대통령의 선언적 발언이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골프는 더 이상 가진 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많은 국민들이 즐기는 대중 스포츠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가 발표한 2013년 전국 골프장 내장객 현황에 따르면 총 3110만명(회원제 1760만명, 비회원제 1350만명)이 골프장을 찾았다. 국민적 인기를 얻고 있는 프로야구의 지난해 관중수(675만4619명)의 4배가 넘는 인구가 직접 경기에 참여한 것이다. 또한 최경주, 박세리, 박인비 등 세계무대서 활동하는 우리 골프 선수들이 국가 신인도 제고에도 얼마나 큰 힘을 보태고 있는가.

눈치만 살피지 말고 이제는 소신있는 골프 정책을 펼칠 때가 왔다. 프레지던츠컵이 그 분기점이 될 듯하다. 그런 점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발언에 귀가 솔깃해진다.
그는 "국내에서 골프와 관련해 특별소비세, 개별소비세(가 붙고), 말씀하신대로 너무 침체돼 있어 해외에 가서 사실은 많이 하지 않느냐"고 박 대통령 앞에서 말했다고 한다. 다시말해 특별소비세와 개별소비세가 국내 골프장의 발목을 잡고 있을 뿐 아니라 막대한 국부 유출로 이어지는 해외 골프투어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 부총리의 이 발언이 대통령의 언급에 맞장구 치는 '추임새'로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