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외국인 수장 맞은 오비맥주 '변했다'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2.09 11:25

수정 2015.02.09 14:53

세계 1위 맥주업체 AB인베브에 인수된 오비맥주가 영업·홍보 조직 개편과 함께 경영스타일이 급속히 변하고 있다.

9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의 터줏대감인 장인수 전 사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장 전 사장이 추구했던 소통·친화 경영의 색깔이 사라지고 다국적 기업 형태의 경영이 빨라지고 있다.

고졸 신화로 여겨지던 장 전 사장은 오비맥주의 상징처럼 여겨졌지만, 지난해 11월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명목상 부회장이지만 경영을 하지 않고 대외 강연 활동 및 방송 출연 등에 치중하기 때문에 사실상 경영에서 물러났다는 평가다.

장 전 사장의 후임으로는 오비맥주를 인수한 AB인베브의 부사장 출신인 프레데리코 프레이레 신임 사장이 파견돼 근무하고 있다. 외국인 신임 사장이 부임한 이후 외부 영업 현장과 소통횟수가 급격히 줄었다.
언론과의 취임인사나 신년인사와 같은 기존적인 행사도 신임 사장은 갖지 않았다.

외국인 CEO 부임 이후 영문 보고체계가 강화되면서 업무 추진속도는 오히려 크게 느려졌다는 평가다.

오비맥주의 홍보라인도 대폭 교체됐다. 최수만 정책홍보 부사장은 퇴직프로그램에 따라 올 봄에 해외 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대신 오비맥주는 BAT 출신의 글로벌 인재형 홍보전무를 새로 영입했다.

글로벌 경영이 정착되면 향후 인력 구조조정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그동안 장 사장은 재임기간중에 사원 구조조정을 거의 하지 않았다.

장 전 사장은 노조와 뛰어난 융합력을 통해 노사협력 관계의 안전장치처럼 여겨졌다. 오비맥주는 그동안 양대 노총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에 모두 가입돼 있을 정도로 노조가 강한 곳으로 인식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 전 사장이 부임한 이후 단 한 차례의 파업이 없을 만큼 사원들의 높은 신임을 얻어왔다.

회사 매각 이후 AB인베브 아시아태평양지역 대표인 미셸 두커리스 사장이 노조와 만남을 갖는 등 유대감 형성에 안감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문화적인 차이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오비맥주의 글로벌 시장 진출 계획도 수정되고 있다.
장 전 사장은 AB인베브의 유통망을 활용해 지난해 하반기에 대표 제품인 카스의 중국 진출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른 경로로 일부 시범 수출을 중국에 하고 있지만,아직까지 AB인베브 유통망을 통한 판매는 이뤄지지 못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 AB인베브가 저가맥주를 판매하고 있는데,카스는 프리미엄 맥주라는 점에서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오비맥주 장인수 부회장(전 사장)
오비맥주 장인수 부회장(전 사장)

오비맥주 프레데리코 프레이 신임 사장
오비맥주 프레데리코 프레이 신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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