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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읽을만한 책] 책과 함께하는 명절연휴, 스트레스 날리고 힐링하세요

이세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2.12 16:25

수정 2015.02.12 16:25

[설, 읽을만한 책] 책과 함께하는 명절연휴, 스트레스 날리고 힐링하세요

"눈길을 걸으면서도 뒤에 남는 발자국까지 걱정하지 말라. 사실 그냥 당신 갈 길만 유유히 바르게 가기만 하면 될 일이다. 따를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판단은 뒷사람의 몫이다. 설사 앞사람의 발자국을 똑같이 그대로 따라간다고 할지라도 그건 같은 길이 아니라 뒷사람이 새로 가는 길일 뿐이다."

원철 스님의 산문집 '집으로 가는 길은 어디서라도 멀지 않다' 속의 한 구절이다. 설 연휴가 1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주말까지 합치면 5일이나 되는 긴 연휴, 집으로 갈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
고향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고향집 방바닥에 누워, 또는 모두가 떠난 고요한 서울에서 책과 함께 하는 명절은 어떨까. 교보문고 MD들이 연휴기간 '휴식과 치유'가 될 만한 책들을 엄선했다.

[설, 읽을만한 책] 책과 함께하는 명절연휴, 스트레스 날리고 힐링하세요


■믿고 보는 '스크린 셀러'

영화로 만들어진 원작 에세이와 소설들은 일단 믿고 봐도 좋을 듯하다. 영화로 만들어질 만큼 탄탄하고 흡입력 있는 스토리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게다 원작 소설들은 대체로 영화보다 재밌다.

지난달 개봉했던 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영화 '와일드'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셰릴 스트레이드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겨준 자전적 에세이가 원작이다. 아버지의 학대로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낸 저자는 26세 젊은 나이에 어머니를 잃고 남편과도 이혼하며 인생의 가장 밑바닥으로 내동댕이쳐진다. 그러던 어느 날 홀로 배낭을 지고 4000㎞가 넘는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을 홀로 걷기 위해 떠난다. 온갖 시련과 고통, 두려움, 외로움과 싸운 저자는 수천㎞ 끝에서 마침내 새로운 인생을 만난다.

현재 상영 중인 정유정 원작의 '내 심장을 쏴라'와 '허삼관 매혈기'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원작 소설도 설 연휴 읽을 만한 책으로 추천을 받았다.

'내 심장을 쏴라'는 정신병원에 입원 중이던 스물다섯살 동갑내기 환자 수명과 승민이 '수리 희망병원'을 탈출해 세상과 맞서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담았다. 지난 2009년 제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이다. '허삼관 매혈기'는 한평생 피를 팔아 가족을 위기에서 구해낸 속 깊은 아버지 허삼관의 고단한 삶을 특유의 풍자와 해학으로 그려낸 중국 작가 위화의 소설이다. 허삼관의 삶에 빠져 웃다가 울다가 할 만큼 흡입력이 강하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영미권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청소년 작가 바바라 오코너의 장편소설이다. 저자는 이 소설 한 권으로 14개 문학부문 선정작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11살 소녀 조지나의 눈을 통해 가족과 인생의 소중함을 재발견하는 유쾌한 이야기를 담았다.

이외에도 올해 개봉을 앞두고 있는 '미 비포 유'와 설 연휴 시작과 함께 개봉하는 영화 '모데카이' '웰컴, 삼바'의 동명 원작 소설들도 추천 도서에 올랐다.

■마음을 어루만지는 글들

지친 마음에 위로를 주는 책들도 만나보자. 20세기 최고의 정신의학자이자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인생 수업'은 그녀가 죽음을 앞둔 사람들을 인터뷰해 삶에서 꼭 배워야 할 것들을 정리한 책이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은 하나같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 간절히 원하게 될 것이 있다면, 지금 당장 그것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004년 사망한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마지막 책으로 그녀가 살아가는 동안 얻은 삶의 진실들을 담고 있다.

'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입니다'는 베스트셀러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의 저자 이근후 박사의 새책이다. 팔순을 맞은 저자가 인생의 각 단계를 힘겹게 넘기고 있는 모두에게 전하는 따뜻한 조언을 담았다. "스무 살이든 일흔 살이든 우리는 이미 이 순간부터 늙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니 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이기도 합니다."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는 김재진 시인의 잠언집이다. 저자는 운문과 산문으로 엮인 106편의 글을 통해 누군가를 가슴 깊이 사랑할 날이, 소중한 이들과 행복하게 살아갈 날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낄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를 생각해보는 사색의 시간을 선사한다.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는 '광수생각'으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은 만화가 박광수의 책이다. 작가 박광수가 수많은 인생의 굴곡 속에서 사람과 삶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도록 도와줬던 시들 중 100편을 골라 엮었다.
시와 함께 펼쳐지는 짧은 에세이와 그의 반가운 일러스트도 만날 수 있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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