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실무.정무.소통의 아이콘 기용으로 국정쇄신 드라이브 건다

정인홍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2.27 16:22

수정 2015.02.27 16:22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쇄신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 맞춰졌다. 박 대통령은 27일 새 비서실장에 최측근 인사인 이병기 국정원장을 전격 발탁했다.

이 실장의 경우 당초 후보군에 없었던 만큼 박 대통령의 고심이 그만큼 깊었다는 점을 방증한다. 주일대사를 거쳐 지난해 6월 국정원장에 기용된 이후 '조용한' 국정보좌에 매진해온 인사다. 평소 '있는듯 없는듯' 조용한 보좌에 매진해온 스타일로, 대체인사가 없을 만큼 큰 공백이 우려됐던 '포스트 김기춘' 자리였지만 풍부한 경륜과 노련미, 뛰어난 정무적 판단과 소신까지 두루 갖춘 이 실장의 발탁은 당초의 우려를 불식할 만한 '탁월한' 인선이라는 평이다. 이로써 박 대통령의 인적 쇄신을 통한 국정쇄신작업의 '마침표'가 찍혔다.


■'믿고 맡기는' 인사스타일

이번 인선은 '한번 믿으면 믿고 맡기는' 박 대통령의 평소 소신이 투영된 결과물이라는 인식이다. 이 신임 실장이 원조 친박계 좌장 출신으로 여야 모두에 걸쳐 다양하고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정청 및 대야 소통 강화라는 박 대통령의 국정 리더십과도 일맥상통한다는 관측이다.

비서실장 역할이 부각보다는, 조용한 보좌에 방점이 찍혀있다는 점에서 이 실장의 기용은 친정체제 구축, 여야 소통 강화, 국정리더십을 보완하려는 박 대통령의 의지와 맥이 닿아있다.

우선 뛰어난 정무적 감각과 전임 김 실장처럼 멀티플레이어적 성향이 다분하다는 점에서 집권 3년차를 맞아 경제살리기와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한 '다목적 카드'라는 분석이다.

조용한 카리스마의 소유자로, 균형적 시각까지 갖춘 만큼 각종 국정과제의 성과를 도출해 국민체감 지수를 끌어올려야 하는 집권 3년차를 맞아 박 대통령의 개혁 강공드라이브를 실무선에 총괄 지휘할 적임자로 꼽힌다.

당초 화합·통합형, 경제통 등 다양한 인선 기준을 충분히 소화하는 한편 박 대통령의 아킬레스건 중 하나인 '불통'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맞춤형 인사라는 지적이다. 박 대통령이 다양한 후보군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는 와중에 '최적의' 카드로 낙점된 이 신임 실장의 천거과정에 전임자인 김 실장의 역할이 컸다는 후문이다. 경제살리기와 국정과제의 성과 도출에 고민이 많은 박 대통령으로선 권력 속성상 갈수록 집중도와 충성도가 엷어지는 시점에서 당정청을 아우르고, 무엇보다 청와대 조직을 장악하면서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실현하는 데 이 실장의 기여도가 필요했으리라는 예상이 나온다.

■친정체제 강화 포석

박 대통령의 '이심전심'을 향후 당정청간 정책조율이나 국정운영 방향에 잘 접목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완구 국무총리,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유일호 국토부장관·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내정자 등 친박계가 두루 포진해있는 내각과 다양한 현안을 조율해 성과를 내야 하는 시기인 만큼 정치적 신망과 신뢰도가 높은 이 실장의 기용은 당정청간 공조를 가속화하는 '조율사' 효과를 톡톡히 낼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은 물론 야당과의 친분관계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향후 원만한 대야 관계 유지에 있어서도 적극적인 거중조정 역할이 기대된다는 게 청와대 반응이다.

박근혜정부의 성공적 연착륙을 위해 여당의 정책적 조력과 야권과의 소통 강화가 필요·충분조건으로 부각되고 있는 점도 그의 '정밀한' 국정보좌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가 된다.

초대 주일대사를 지내면서 누구보다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대북정책을 포함해 한반도 외교정책에도 '진화된'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을 만큼 정책적 실무능력까지 겸비하고 있다는 평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일본 정부의 과거사에 대한 진정성있는 조치가 한·일관계 복원의 '키워드'로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그의 역할이 경색모드가 지속되는 한일관계의 새로운 변곡점을 맞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안기부 2차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난 뒤 일본 게이오대학에서 객원교수를 지낸 '일본통'이기도 하다.

이 신임 실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비서실장 제의를) 여러번 사양했다"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나라는 생각하는 마음에서 무거운 소임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그동안 정치적 고비때마다 냉철한 판단과 정무적 감각을 토대로 한 조언을 아끼지 않아 위기를 넘기는데 핵심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그의 강직한 성품에서 집권 후반기 성공적 국정 운영을 위한 박 대통령의 국정보좌에 안성맞춤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004년 박 대통령이 '차떼기당' 오명을 쓴 한나라당 대표를 맡아 17대 총선을 치를 당시 '천막 당사' 아이디어를 냈던 것도 그였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부터 박 대통령에게 정치 현안에 대해 조언했고, 2012년 대선 기간에도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박 대통령이 의지하는 핵심 측근이다.

■홍보라인 보완

박 대통령은 또 언론인 출신의 김성우 사회문화특보를 홍보수석에 앉힘으로써 대국민 정책홍보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을 생산했더라도 국민적 여론과 현장과 괴리된 정책은 '무용지물'이라는 박 대통령의 판단이 홍보수석 교체의 한 배경이 됐다는 관측이다.

이와함께 여당 측근인사인 주호영·윤상현·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을 정무특보에 기용한 것도 당정청간 유기적 협조체제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과거 민주당 출신인 김경재 전 국회의원을 홍보특보에 발탁한 것은 화합과 통합을 기치로 진정성있는 홍보라인업을 새롭게 구축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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