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이병기 카드' 당정청 및 대야관계 변화 주목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2.27 16:24

수정 2015.02.27 16:24

박근혜 대통령이 신임 비서실장과 정무특보로 청와대 라인업을 구축하면서 당정청 관계와 대야 관계의 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이 국정원장을 새 비서실장으로 발탁한 것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빈자리를 채울 적임자를 내세웠다는 점에서 청와대의 기강을 지속적으로 잡아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무특보의 경우 친박계 위주의 정치인들을 기용해 청와대와 국회간 가교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당정청 회의에서 집권여당이 당주도로 의제를 끌고 가겠다면서 당정청간 미묘한 갈등관계를 표출한 데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 문재인 대표 체제가 출밤하면서 박근혜 정부와 전면전을 밝힌 상황이어서 이번 청와대의 새로운 라인업이 여당뿐만 아니라 야당과의 파워게임에서 효과를 낼지 주목된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7일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에 이병기 국정원장이 임명된 데 대해 "청와대에서 오래 근무한 경험이 있고, 국정원장을 맡아 역할을 잘 해왔기 때문에 앞으로 잘 하시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시절 이회창 총재 체제하에서 총재 비서실장(김무성, 유승민)과 정무특보(이병기)를 각각 맡아 함께 일하며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정무특보로 당 소속 의원인 주호영 윤상현 김재원 의원이 각각 내정된 데 대해 "당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분들이기 때문에 당과 청와대, 그리고 정부와의 가교 역할을 충분히 잘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당의 반응이 대체로 무난한 편인데 반해 야당은 최악의 인사라며 혹평하고 나섰다.

새정치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27일 국회 브리핑에서 "소통과 국민 통합에 매진해야 할 비서실장에 현직 국정원장을 임명해서 정보정치, 공안정치의 망령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면서 "인사혁신을 통해 국정운영기조를 바꾸라는 국민의 요구를 거부한 불통 인사이며 국민 소통과 거리가 먼 숨 막히는 회전문 인사"라고 비판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원장은 취임한 지 7개월밖에 되지 않았고 인사청문회에서도 많은 문제가 있었지만 다른 후보자들이 낙마하면서 (그나마) 취임할 수 있었던건데 이 원장이 국정원 개혁을 위해 무엇을 했느냐"면서 "국정원 개혁의 중심축이라 할 수 있는 비서실장에 국정원장을 갖다 쓴 건 잘못된 인사"라고 말했다.


특보단 인사에 대해서도 질타가 이어졌다.

김 수석대변인은 "국민의 목소리를 직언할 인사로 구성되길 기대했으나 친박(親朴·친박근혜) 친위부대가 대거 포진된 점도 매우 유감스럽다"며 "직접적으로 일을 추진하는 자리는 아니지만 정부의 잘못을 비판하고 감시해야 할 국회의원들이 대거 특보단에 들어가면서 (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의 역할이 소홀해지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게다가 "구성도 친박·친이(親李·친이명박) 인사가 중심이 돼있다는 점에서 국민과 소통하는 인사라기보다 대통령 수첩 인사이기 때문에 새로운 국정운영을 바라는 국민의 뜻에는 거리가 먼 인사다"라고 일축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김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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