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틀만에 또 총기난사 사건.. 화성서 노부부 등 4명 숨져

윤경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2.27 17:55

수정 2015.02.27 18:27

돈이 뭐길래.. 물질만능·이기주의 도넘어
돈 안주자 칠순 노인이 팔순 형님부부와 경찰까지..

경제력 악화→ 사회적 단절→ 범죄율 높이는 악순환

외국에서나 있을 법한 총기난사 사건이 우리나라에서, 그것도 대낮에 잇따라 벌어졌다. 범행 수법 등이 '모방범죄'라고 여겨질 만큼 비슷하다.

27일 경기 화성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터져 노부부 등 4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전모씨(75)는 80대인 형 부부와 신고를 받고 출동한 파출소장에게 엽총을 난사한 후 자살했다.

피의자 전씨는 평소 술을 먹고 형을 찾아와 돈을 달라며 행패를 부리는 일이 많았고, 이날 아침에도 형 부부에게 돈을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틀 전인 지난 25일 세종시에서는 강모씨(50)가 엽총으로 옛 동거녀의 부친 등 3명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강씨는 헤어진 옛 동거녀와 재산분할 등을 놓고 다투다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 사건이 일어난 배경에는 모두 '돈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금전 문제에서 소외된 불안감이 피의자로 하여금 극단적인 울화증과 스트레스로 쌓여 충동적인 분노로 나타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연말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경기 수원 팔달산 토막 살인사건 피의자 박춘봉(55)의 살해 동기 역시 돈이었다. 박씨는 월세방에서 피해자 김씨와 동거를 해오다 김씨의 어머니까지 모시고 살게 됐고, 경제적 어려움과 부양 문제 등이 겹치면서 갈등이 심해져 급기야 살인으로 막을 내렸다. 청소년과 20∼30대가 인간관계에서 문제가 생겨 우발적으로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것과 달리 중장년층은 금전과 관련된 문제가 가장 큰 이유를 차지한다.

다른 사람에게 높은 금전 의존도를 보이는 등 사회.경제적인 상황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금전 문제로 인한 자존감의 하락과 사회적 관계의 단절은 고립감을 강화시켜 범죄율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사회적 고립감은 배우자나 가족에 대한 의존성을 심화시켜 그들을 '분노의 표출구'로 인식시키기 때문이다. 특히 '돈이면 다 된다'는 물질만능의 사회풍토와 '나만 잘 살면 된다'는 극단적인 이기주의가 가속화되면서 우리사회는 끔찍한 사건들을 양산하고 있다.

여기에 높은 이혼률, 급속한 다문화사회로의 진입, 개방된 성문화 등이 금전 문제와 얼키고 설켜 비극으로 이어진다.

지난 해 초 발생한 서울 강서구의 청부살인도 비슷한 맥락이다.
A건설업체 사장 이모씨(54)는 B건설업체 대표 경모씨(59)가 시행하는 아파트 신축사업에 필요한 토지매입을 맡아 100억원대 수익을 올렸으나 경씨와 분쟁이 발생해 5년 동안 11건의 민.형사소송에 휘말렸다.

이씨는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경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공범 이모씨(58)에게 부탁했다.
공범 이씨는 조선족 김모씨(49)에게 대가를 약속하면서 경씨를 살해하도록 지시했고 김씨는 경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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