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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김호철 단국대 교수 "도시재생사업의 주인공은 지역주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3.01 16:47

수정 2015.03.01 16:47

[fn 이사람] 김호철 단국대 교수 "도시재생사업의 주인공은 지역주민"

"본격적인 연구개발(R&D)을 시작한 지 7~8년 정도 됐지만 여전히 도시재생에 대해 아무도 몰라요. 한국형 도시재생에 대한 현장 목소리를 우선 듣되 궁극적으로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을 만들어나가는 게 목표입니다."

지난달 11일 첫걸음을 내디딘 한국도시재생학회 초대 학회장 김호철 단국대 부동산학과 교수(사진)는 학회가 나아갈 방향을 이렇게 전했다.

도시재생이 새로운 국토.주거 정책으로 붐을 이루면서 학계에는 아직 명확한 개념조차 정립되지 않은 도시재생을 특화시킨 학회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대두됐다. 도시재생이 한순간의 유행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 지속적으로 추구할 수 있는 가치를 찾아내야 한다고 판단해 학계는 정부 관계자, 법무법인 등과 힘을 모아 지난 2월 초 학회를 출범했다.

김 교수는 "도시재생 개념은 제각각 다르지만 핵심은 단순한 물리적 도시환경 개선에 그치지 않고 지역의 사회경제적 문제, 역사문화적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다룬다는 점"이라며 "무엇보다 지역사회 구성원이 참여의지를 갖고 협력해 스스로의 삶의 질을 개선해가는 자주적인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도시재생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단기간 성과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계속되면 오히려 일시적으로 끝날 수 있다"며 "도시재생은 장기간 사업으로 성과가 즉각 나오지 않는 게 당연하고 꾸준한 노력으로 점진적으로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디자인, 경관 등 외적인 부분에만 주목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 입장이다. 김 교수는 "멋진 그림이 앞서서는 안 된다"며 "단순히 깨끗하고 아름다워진 도시는 시간이 지나면 퇴색되게 마련이다. 미적 요인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요인에 주목해 지역주민에게 적당한 도시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문제는 모든 지역이 서울이 되길 원한다는 것"이라며 "각 지역이 가진 특성을 살려 매력적인 도시를 만드는 게 도시재생이 나아갈 방향이다. 그것이야 말로 국토의 균형적 발전이자 지역경제 활성화"라고 전했다.

그는 성공적인 도시재생 사례로 경북 영주시를 지목하며 "도시디자인 전문가를 준공무원 형태로 영입하고 도시재생지원센터 등을 통해 지역 주민, 지역 대학 등과 협력을 주도하는 등 지자체의 역할이 상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재생사업의 핵심 주체인 주민과 지자체가 의견을 충분히 나눠 방향을 설정하고 서서히 주거환경을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며 "막연한 기대감을 경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도시재생학회는 이달 말 창립 세미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연구활동에 나선다.


김 교수는 "이번 세미나에서는 뻔한 연구발표 대신 담당 공무원, 계획가, 활동가 등의 이야기를 들을 것"이라며 "실제 각 현장에서 바라보는 도시재생에 대해 듣고 서로 간 의견차를 줄여나가는 것을 시작으로 앞으로 도시재생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다각도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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