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푸틴없는 러시아" 넴초프 추모집회, 反푸틴 시위로 확산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3.02 09:32

수정 2015.03.02 09:32

피살당한 러시아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 전 부총리의 추모행렬이 반정부 시위로 확산되고 있다. 주요 도시에서 열린 그의 추모집회에 야권 대표들은 물론 수만명의 시민들이 운집했다. 지난 2011년 10만명이 모인 러시아 총선 부정선거 규탄시위에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추정된다. 넴초프 전 총리는 지난달 27일 모스크바 크렘린궁 인근에서 괴한의 총에 피살됐다.

1일(현지시간)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이날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주요 도시에서 열린 넴초프 추모 집회에 야당 세력들은 물론 수만명이 거리행진에 동참했다고 보도했다.

시위 주최 측은 5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했고, 현지 경찰은 2만여명이 참가했다고 전했다.
시위는 전 러시아 총리였던 미하일 카시아노프가 주도했다. 시민들은 꽃과 초상화 등을 들고 넴초프가 사망한 크렘린궁 인근 성 바실리 대성당 인근 다리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나는 두렵지 않다', '투쟁하라' 라고 쓴 피켓과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또 "우리는 잊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외쳤다. 2011년 등장했던 "푸틴없는 러시아" 구호도 다시 나왔다.

특히 야권 등 반(反)푸틴 세력은 이번 사건의 배후로 크렘린을 지목하고 있다. 카시아노프 전 총리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크렘린궁 바로 곁에서 이런 (야권지도자 피살) 사건이 일어났다. 모든 러시아인들이 충격에 빠졌다. 오늘 시위는 행동주의자들만의 행사가 아니다. 이 일을 걱정하는 모두의 행사"라고 했다. 또 넴초프의 야당 동료 지도자인 일야 야신은 "넴초프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협박하는 정치적 살인"이라고 했다.

이처럼 이번 추모시위는 넴초프 피살을 둘러싼 의혹에다 심각한 경제난까지 겹치면서 집회 규모도 커지고 반정부 시위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러시아 당국은 시위가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반정부 세력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경찰은 헬기 등을 동원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당국은 넴초프 살해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자에게 300만루블(약 5400만원)의 포상금도 내걸었다.

러시아 수사당국은 야권이 푸틴 정권을 흔들기 위해 넴초프를 살해했을 가능성도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넴초프 전 총리는 반푸틴 세력의 핵심인물이다. 2011년 선거 부정 의혹과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 등을 놓고 반정부 시위를 주도했다.
그는 러시아 초대 대통령인 보리스 옐친 집권기인 1990년대 후반에 제1부총리를 맡았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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