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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株'로 화장한 코스닥株 주의보

윤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3.03 17:59

수정 2015.03.03 22:12

일부 실적부진 기업들 엔터株 취득해 반전 노려 기대감만으로 주가 올라

일부 실적이 부진한 코스닥 상장사들이 엔터주 진출에 나서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다만 신사업이 본격적으로 매출에 기여하기 전부터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오르고 있어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S엘쏠라는 전날 MBK엔터테인먼트 주식 4만8000주(40.68%)를 21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MBK엔터는 가수 티아라 등이 소속된 음반 제작 및 연예인 매니지먼트업체로, 전신은 코어콘텐츠미디어다.

이와 관련, 주가는 지난 2거래일 연속 상한가로 치솟은 데 이어 이날 역시 장중 한때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이후 차익매물이 출현하면서 주가는 전일 대비 3.19% 하락한 채 마감했다.


정밀화학 전자재료 제조사인 CS엘쏠라가 엔터주 지분을 매입한 것은 기존 주력사업의 부진이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면서다. 실제 CS엘쏠라는 2013년 33억원의 영업손실을 나타냈고 지난해 3·4분기 누적 영업손실도 약 34억에 달했다. 이에 부진 탈출을 위한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엔터업 진출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향후 자금 납입을 마치고 인수가 확정되는 대로 구체적인 사업 방향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템통합(SI)업체 씨그널정보통신도 본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본격적으로 엔터업체로의 변신에 돌입했다. 지난해 씨그널정보통신 영업손실은 46억원으로 적자폭이 전년 대비 198.2% 확대됐다.

씨그널정보통신은 전날 사업다각화 목적으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대한 타법인 출자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인수를 위한 실사가 완료된 상태로, 구체적인 조건은 논의 중이다.

씨그널정보통신은 앞서 지난 1월 공연·기획, 방송프로그램 제작 등 엔터업도 사업 목적에 추가한 데 이어 김정아 전 CJ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와 방시혁 빅히트엔터 대표 등을 사내 이사로 영입한 바 있다. 또 배우 송승헌의 소속사인 연예 매니지먼트기업 '더 좋은 이엔티'와 방송 콘텐츠 기업 '유니원아이앤엠'도 인수했다.

이에 주가도 연초부터 이날까지 97% 넘게 상승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이 같은 엔터주 진출 러시는 최근 엔터업체들이 호실적을 보인데다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미래 성장성까지 주목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에프엔씨엔터와 로엔 등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108.5%, 56.6% 상승했다.


다만 신사업이 매출에 의미있는 기여를 하기까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씨그널정보통신은 지난 2012년 바이오, 전기차, 스마트그리드 등을 새롭게 사업 목적에 추가했지만 정작 비중은 미미했다.


임상국 현대증권 연구원은 "기존 사업에서 실적이 안나오다 보니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고자 현재 시장에서 엔터, 바이오가 인기가 많은 분야로 진출하고 있는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주가가 급등할 순 있지만 이후 펀더멘털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급락 우려가 높기 때문에 무엇보다 신사업 실체 확인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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