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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가는 디플레 우려] 부동산, 전세대란이 되레 저물가 막아

박인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3.04 17:42

수정 2015.03.04 21:39

증권가 유럽 양적완화, 물가에 긍정적


[깊어가는 디플레 우려] 부동산, 전세대란이 되레 저물가 막아

저물가로 인한 국내 경기의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가 부동산 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전환되면서 현재 저물가 상황과 관계없이 회복기에 접어들고 있어서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디플레이션에 대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4일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9월 최저점을 기록했던 주택가격은 1년이 지나도록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1년간 추이를 살펴봐도 전국 광역자치단체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대부분 상승세다. 수도권은 2.74% 올랐으며 5대 광역시는 6.80%, 그 외 지방은 4.01% 상승했다.



높은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도 매매전환수요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재 전국의 전세가율은 올 2월 말 기준 70.6%로, 외환위기로 인한 디플레이션 발생가능지수가 0.36으로 36개국 중 8위를 기록했던 지난 1998년 말(50.8%)과 비교하면 20%가량 높다. 저금리에 높은 전셋값 등을 이유로 집을 구입하려는 수요자가 늘어나면서 주택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시키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저물가 상황이 지속될 경우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이 있겠지만 현재 시장 회복세를 감안하면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견해를 보였다. 현재 주택가격이 전국적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에 저물가 상황에 따른 부동산시장의 영향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전셋값 급등은 전세물건 품귀 등 수급 불균형에 따른 여파로 물가와 크게 연관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부동산팀장은 "집값이 소폭 상승하는 상황에서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며 "부동산시장은 지난 4~5년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지방의 경우 급등한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저유가, 저금리, 저환율 등 3저 호재를 활용해서 어떻게 시장을 살려낼지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부동산시장에서는 아직 디플레이션 징후가 없다"며 "다만 물가안정이 주택시장 선순환의 단초가 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자문팀장은 "부동산시장은 수급상황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직접적인 여파는 없을 것"이라며 "최근 수급 불균형으로 유발된 전세대란을 살펴보면 전셋값 폭등에도 매매전환 수요가 늘거나 매매가가 오르지 않는 등 시장이 과거와는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저물가 상황이 지속돼도 시장이 다르게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향후 경제전망에 대해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서대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연초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향후 물가상승률 추이를 재계산해 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4분기 추석 이전까지 0%대 상승률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 연구원은 "공급 측면을 보면 유가 하락 영향으로 수입물가가 여전히 전년 동월 대비 하락하고 있는 데다 수요 측면에서 보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기업들의 제품가격 인상 의지도 매우 약하고 공업제품 물가에 선행하는 기업들의 제품판매가격 조사 지수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까지만 해도 디플레이션을 걱정하며 앞다퉈 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했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소식과 국제유가 안정이 디플레 우려를 완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pi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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