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FTA 조기발효로 對中 수출 살려야

김기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3.05 17:01

수정 2015.03.05 17:01

[특별기고] FTA 조기발효로 對中 수출 살려야

"미국이 재채기를 하면 한국은 감기에 걸린다." 중국이 개혁.개방을 하고 기업들의 중국 러시가 일어나기 전까지 미국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던 우리 경제의 체질을 빗댄 말이다. 이제는 이런 말이 옛말이 된 것 같다.

요즈음은 "중국의 경제성장이 예전만 못하다. 샤오미.알리바바 등 신생 중국기업이 무섭다. 외자기업에 대한 공정거래법을 강화하고 있는데 큰일이다"라는 식으로 중국의 변화에 우리 기업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 지난주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가서명이 이뤄졌다.

그런데 우리 수출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수출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 기업인들의 공통된 생각인 것 같다. 즉, 중국 특수가 예전만 못하다. 실제 지난해 중국 수출은 2·4분기 2.8%, 3·4분기 1.7% 감소했고 4·4분기 0.5% 증가하는 데 그쳐 연간으로 0.4% 감소했다. 2012년 6개월 연속 세계경기 침체로 중국 수출이 감소한 이후 2년 만에 다시 줄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작년 5월 이후 중국의 경기와 수출이 회복국면에 있음에도 한국의 대중 수출이 감소했다는 점이다. 그 원인은 대중 수출의 약 96%를 점유하는 자본재와 중간재 수출이 중국의 공급능력 확대와 중국진출 한국 기업의 원부자재 한국조달 비중 감소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평판디스플레이, 석유제품, 석유화학 중간원료 등 주력 수출품목이 중국 관련기업의 공급능력 확대와 기술력 제고, 세계적 공급과잉 등 구조적 요인 영향을 받고 있다. 한국 기업의 중국 러시 또한 예전만 못하다. 2000년대 이후 투자금액 기준 연평균 20%를 상회하는 증가세를 보였으나 최근 들어 외자기업에 대한 혜택이 줄면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한·중 FTA 가서명에 전경련을 비롯한 경제계는 한목소리로 환영했다. 교역규모 세계 1위, 경제규모 세계 2위 중국과의 FTA가 우리 산업·경제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고 중국을 우리의 제2 내수시장으로 활용할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워낙 중요하고 민감한 중국과의 FTA였기에 국내에서도 많은 우려와 기대가 교차했다. 그래서 정부는 오늘의 우려를 최소화하고 미래의 이익을 최대화하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했다.

중국 시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한·중 FTA의 조기 발효가 절실하다. 정부와 국회가 향후 공식서명과 국회 비준동의 등 발효를 위한 관련 절차를 조속히 진행하길 기대한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 또한 만만치 않다. 한·중 FTA가 발효되면 중국 내 우리 상품의 약진뿐 아니라 중국의 한국시장 진출 확대도 예상해야 한다. 더욱이 세계 무대에서 우리 기업뿐 아니라 세계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는 중국 일류기업의 경쟁력 향상도 주목해야 한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규제개혁, 내수활성화 등 경제활성화 정책에 한·중 FTA가 지렛대 역할로 작용할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정부가 규제완화를 통해 국내 투자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한·중 FTA를 계기로 선진국 기업을 한국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는 보지 못할 것이다.

우리 기업들도 1970~1980년대 한강의 기적을 일으켰던 기업가 정신으로 중국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야 한다.
특히 이번에 중국이 우리에게 개방한 건설, 환경, 문화 및 서비스 분야와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에서도 활발히 기회를 찾아 나서야 한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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