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데스크 칼럼] 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에 거는 기대

박승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3.08 16:34

수정 2015.03.08 16:34

[데스크 칼럼] 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에 거는 기대

10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 지난 2013년 7월 그를 인터뷰한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한 지 1개월 이후였다. 인터뷰 기사의 첫 문장은 "장관급 '구원투수'로 불리는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이 '화합'과 '소통' '겸손한 리더십'을 내세워 소프트랜딩(연착륙)하고 있다"였다.

그를 그렇게 표현한 이유가 있었다. 2013년 6월 11일 공식 취임했던 그는 취임식이 열리기 전에 노동조합 사무실을 먼저 방문해 노조위원장과 손을 맞잡았다. 노조는 임 회장의 겸손함과 진정성 있는 모습에 놀랐다고 한다.
그의 첫 출근길은 그래서 순탄했고 평화로웠다. 그가 농협금융 회장으로 취임하자 계열사 7곳의 최고경영자(CEO)들은 당시 업무보고를 위해 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서울 충정로로 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각 계열사 CEO는 농협금융 비서실로부터 각각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임 회장이 직접 계열사 사무실을 방문해 업무보고를 받을 것이라는 귀띔이었다. 임 회장은 계열사 7곳을 직접 돌며 현안과 함께 사업계획 등을 살폈다.

그에게 이유를 물었었다. 그는 "조금 더 편하게 소통하기 위해서였다. 현장을 직접 찾아야 문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고 문제 해결이 쉽다고 생각했다. 위압적인 분위기도 피해보고 싶었다. 또 직급을 떠나 농협금융의 '신입사원'인데 먼저 인사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더운 여름날 그의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는 필자가 소통과 겸손을 다시 한 번 배울 수 있었다.

그래서 임 내정자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사실 신제윤 전 위원장은 '동양 사태'와 '카드사 정보유출' 'KB금융 사태' 등으로 정신이 없었다. 금융권의 비전을 설정했지만 실천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셈이다. 신 전 위원장은 전쟁과도 같았던 당시 상황을 수습하고 떠났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평온한 시점에 임 내정자가 금융당국 수장을 맡게 된다. 그의 소통능력과 겸손함에서 분출될 금융권의 변화가 기대되는 이유다.

임 내정자는 지난 2013년 인터뷰 때 이런 말을 했다.

"언제나 답은 현장에 있다고 생각한다. 현장의 문제를 파악하고, 어떻게 도울 것인지 효과적인 방법을 찾겠다"고. 그리고 그는 "현장을 찾으면 오랜 공직생활에서 느끼지 못한 민간의 어려움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한 이후 농협금융 회장을 거쳐 다시 공직으로 돌아왔다. 특히 그는 장관급 금융위원장으로 돌아오기 전에 신 전 위원장과의 만남에서 '절절포'를 외친 바 있다. 지난 2월 3일 열렸던 범금융권 토론회에서 임 내정자는 "규제 완화는 절대로 절대로 포기하면 안 된다"고 했다.

민간 금융회사 CEO를 경험한 그가 강도 높은 금융규제 개혁에 나설 것을 기대한다. 규제의 틀을 재정비할 그를 응원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동안 '금융권의 삼성'이 없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가 금융규제였기 때문이다.
임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모든 사람과 사안은 진정성이 우선"이라고 했다. 그리고 말했다.
"좀 더 자세를 낮추면서 부드럽게 상대방을 맞아야 진정성이 전달된다"고. 그의 지론이 금융당국 수장으로서도 실천되길 고대한다.

sdpark@fnnews.com 박승덕 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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