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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로로·타요 사라진 문화센터

지난 8일 오전 한 대형마트의 문화센터. 30여명의 수강생을 수용할 수 있는 교실에 수업을 듣고있는 이들은 엄마 1명과 동반한 유아 1명뿐이다. 이날의 수업은 '엄마와 쿠키 만들기'로 강사가 미리 구워온 쿠키 위에 다양한 색의 아이싱으로 장식을 하는 것이다. 회당 수강료가 2000원 내외로 저렴한 데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활용한 덕에 1년 전만 해도 문전성시를 이뤘다는데 최근 들어 수강생이 급감했다. 대체 무슨 일일까.

사정은 이렇다. 저작권, 즉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캐릭터를 제작한 업체들이 수년 전부터 관련 비용을 요구했고 이를 피하기 위해 각 문화센터와 강사들은 다른 방법을 찾게 됐다. 바로 홍보 전단지에 캐릭터의 명칭을 직접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뽀로로는 아기 펭귄으로, 타요는 버스로, 코코몽은 원숭이나 동물로 표현하고 있다. 어차피 수업은 뽀로로와 타요와 코코몽을 주제로 할테니 '전단지에 적힌 이름이 대수일까'라고 생각에서다.

하지만 홍보문구를 접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달랐다. '뽀로로 쿠키 만들기'에는 큰 관심을 보였던 엄마들이 '아기 펭귄 쿠키 만들기'라는 문구에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인기 캐릭터 '라바'의 사례는 더욱 참담하다. 애벌레 케이크, 지렁이 쿠키 등 어떤 이름을 달아도 수강생들에겐 거부감이 컸다는 후문이다. 결국 캐릭터를 활용한 요리 수업, 미술 수업 등은 점차 수강생이 줄었고 최근에 와서는 두세명을 앉혀 놓고 수업을 하는 곳들이 생겨나게 됐다.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강사들이다. 수강생 숫자에 따라 수업료를 받는 탓에 수강생 급감은 이들에게 치명적이다.
해결할 수 있는 뾰족한 방안도 없다.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는 토종 캐릭터들의 가치를 정당하게 지불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대책 없는 책임공방 속에 어린이들이 저렴하게 즐길 수 있었던 체험수업이 사라질까 우려된다. 저작권 시비를 우려해 이젠 길거리에서 캐럴을 들을 수 없게 된 것처럼 말이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