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곤충'은 가장 강력한 '미래식량'

김승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3.12 17:49

수정 2015.03.12 17:49

[특별기고] '곤충'은 가장 강력한 '미래식량'

사전에 따르면 '곤충'이란 '곤충강(昆蟲綱)에 속한 동물들'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몸에 마디가 많고 머리, 가슴, 배와 세 쌍의 발, 두 쌍의 날개를 가지고 있는, 개미, 메뚜기, 벌, 파리 따위를 일컫는다.

'곤충'은 '무리 곤(昆)'과 '벌레 충(蟲)'으로 이뤄진 한자어로, 이를 풀이하면 '무리가 많은 벌레'를 뜻한다. 말 그대로 곤충의 수는 살아 있는 동.식물 중에 63%를 차지하고, 살아 움직이는 동물 중에는 무려 82%에 해당될 만큼 많다. 우리가 쓰는 속어 중에 '버러지만도 못한 놈'이라는 표현이 있다. '하는 행실이 나쁘고 개선의 여지가 없다는 뜻'에서 쓰는 말이지만, 지금은 '버러지'라 불리던 곤충들이 귀한 대접을 받는 시대다. 예를 들어 어혈, 입이 돌아가는 구완와사, 어린 아이들의 갑작스런 경기 등에 효과가 있다는 지네는 한 마리당 1만~1만2000원 선에 거래되는데, 알을 품거나 새끼를 품고 있는 어미의 경우 7만5000원 선에 거래되기도 한다.


인간이 곤충을 먹기 시작한 것은 정확한 역사적 기록은 없지만 인류의 탄생시기와 같을 것으로 추정한다. 연배가 지극하신 어른이라면 아마도 벼메뚜기, 풀무치, 땅강아지, 번데기 그리고 지역에 따라선 거미도 구워 먹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월드워치(World Watch) 연구소에서 따르면 "21세기 인류에 대한 진정한 위협은 핵전쟁이 아닌 식량 확보를 위한 국가 간의 분쟁이 될 것"이라고 한다. 그 원인은 인구의 지속적인 증가와 곡물의 자동차 연료화, 육류 소비 수요의 증가 등으로 식량의 필요성은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기후변화와 농업 선진국에서의 생산량 한계 도달 등으로 공급은 지속적으로 감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 등 신흥국의 경제적 풍요에 따른 육류 소비의 증가와 미국, 러시아, 인도 등 주요 국가의 자국식량 보호를 위한 식량 수출규제 법안 제정 국가 간의 총성 없는 전쟁이 이미 일어났다고 할 수 있다.

미래 대안식량의 하나인 곤충은 돼지고기나 소고기에 비해 동물성 단백질과 광물질이 많고, 고단백이며 저지방이다. 또한 일반 가축보다 온실가스, 암모니아 배출량이 현저히 적다. 좁은 공간에서도 연중 사육이 가능하며, 사료 전환 효율이 높고 소자본.낮은 기술력으로도 생산이 가능하다.

번데기와 벼메뚜기는 우리 국민 대부분이 선호하는 식용곤충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외국 관광객 중 대부분은 번데기를 먹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물론 우리도 캄보디아 사람들이 어린이 주먹만 한 타란툴라 거미를 식용하는 모습을 보면 혐오감을 갖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미 전 세계적으로 적어도 '20억 명의 사람들이 1900여 종 이상의 곤충을 이용 한다'고 한다.

이미 미국 샌프란시스코(8곳), 네덜란드 하렘시(4곳), 영국 런던과 싱가포르 비보시티 등 총 19개 도시에서 식용 곤충 판매 레스토랑이 운영 중이다. 이와 함께 다양한 식용곤충 연찬회 등도 개최되고 있다. 중국은 2000년 이후 호텔 요리용 곤충이나 곤충을 이용한 웰빙 요리를 개발하여 판매 중이다. 네덜란드의 와게닝 대학은 정부로부터 1000만 유로를 지원받아 인간 소비를 위한 곤충 단백질 생산 프로젝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곤충산업과에선 오래전부터 21세기 고부가가치 생명산업으로 뒤영벌, 동애등에, 갈색거저리 등 산업곤충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곤충을 활용한 화분매개, 음식물 분해, 양돈 및 넙치 사료 등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다.
또한, 곤충을 포함한 새로운 자원곤충의 개발을 위해 실내 사육기술 확립을 위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이제 곤충은 더 이상 버러지가 아니다.
대체식량 개발에 영양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그리고 환경적으로 많은 장점을 지닌 곤충자원을 활용한 전략적 연구와 대안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영보 농촌진흥청 농업연구사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