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석학에 듣는다]

중국의 양극화 과제

중국 경제둔화가 그 어느 때보다 분명해지면서 중국이 경착륙을 피할 것이라는 전망은 약화하고 있다. 중국 정책담당자들의 성공 여부는 점점 양극화하는 경제에서 비롯된 과제들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거시경제 지표들은 이 같은 위험을 잘 보여주고 있고, 위안화는 하강 압력을 받고 있다. 물가하락(디플레이션) 악순환이 기업과 지방정부 채무위기를 촉발할 것이란 우려는 상당한 수준이다.

중국은 국가통제에서 시장주도 경제로 전환해 장기 경제개발을 담보하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심각한 격차가 걸림돌이다. 국영기업(SOE)들은 대출이 훨씬 더 쉬운데도 민간기업들에 비해 성과가 크게 저조하다. 아울러 한창 번창하는 1·2등급 도시들과 뒤처진 3·4등급 도시들 간 부동산 가격 격차도 점점 벌어지고 있다.

이제 중국은 어떤 식으로 우월한 성과를 내는 부문(민간부문과 1·2등급 도시들)의 성장을 지탱하는 한편 취약부문(SOE와 3·4등급 도시들)의 과잉 생산능력을 제거하고 생산성을 끌어올릴지를 결정해야 한다. 성공하려면 이전 방식에 따른 후유증, 즉 뒤처진 부문에 더 많은 돈과 정책지원을 함으로써 결국 과잉 생산능력과 지속불가능한 지방 부채를 부추겼던 그 부산물들을 처리해야 한다.

다시 말해 중국은 악성 지방계획 결정에 따른 함몰비용을 처리해야만 한다. 관료적 개입이 잘못된 계획들을 보완해줄 것이란 희망을 버리고 시장주의적 방식을 택해 이 같은 손실들이 파산 과정을 통해 배분되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이해 당사자들 모두가 좀 더 생산적인 활동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중국의 양극화 경제 구조는 또 거시금융관리에서도 문제를 일으킨다. 빠르게 성장하는 부문에서는 자원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고, 효율적인 자원배분을 위해 시장친화적인 금리를 요구한다. 반면 성장이 더딘 부문에서는 '대차대조표 불황'에 빠질 위험이 높아진다. 금리가 떨어지더라도 부채가 많은 SOE와 지방정부가 채무변제에 집중하면서 투자를 중단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종래의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은 신용을 차지하기 위한 경제부문 간 수요경쟁에 함몰되고 만다. 한 부문은 생산성 향상을 위한 신용이, 또 다른 부문은 구조조정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신용이 필요해진다.

중국인민은행(PBOC)은 이 같은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경제부문이나 금융기관별로 준비금 기준을 차별화했지만 그 결과는 신통치 않다.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제도적 장벽뿐만 아니라 관료들의 부패에 막혀 좌절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반부패 정책들이 광범위한 대중적 지지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 관료주의 효율성을 잠식한다는 것이다.

부패와 싸우고, 과잉설비를 줄이며, 지속불가능한 지방부채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제도개혁은 장기적으로, 또 지속적으로 과실을 안겨다 주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성장 둔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감세, 재정적자 확대 같은 부양 정책 역시 필요하다.

양극화 경제에서 시장중심 경제로 전환하는 것은 쉽지 않고, 중국 경제는 보수가 시급하다. 그렇다고 악재만 있는 건 아니다. 경제의 상당부분은 여전히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자본유출에 대한 일부의 우려에도 중국의 통합 순 대외자산은 1조7000억달러로 고단한 전환과정을 버텨내기에 충분한 규모다.

중국 지도부는 장기적으로 심각한 제도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당국은 공해를 억제하고, 에너지 효율성을 제고하며, 연금을 개혁하고, 건강보험 보장 확대와 거주비용 절감을 위한 강도 높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 지도부는 부패라는 암을 적출해내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열쇠는 모든 중요한 수술과 마찬가지로 생명유지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담보하는 것이다. 중국의 경우 이는 적절한 유동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결국 지속가능한 개발은 두 개로 갈라진 중국의 경제부문을 하나로 합치는 것이다. 적절한 방법이 동원되면 개혁과정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빠른 성장이 가능하다. 경착륙을 피하는 것은 중국에만 좋은 것이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필수불가결한 성장과 안정을 가져다 준다.

앤드루 셩 펑 글로벌 연구소 석좌

정리=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