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장클릭] 서울 지하철 2호선 부실기업이 만든다

김병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3.22 15:09

수정 2015.03.22 15:09

서울메트로가 서울지하철 2호선 전동차 200량 구매입찰에서 최종 낙찰자로 '로윈·다윈시스 컨소시엄'을 선정,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요지는 로윈·다윈시스 컨소시엄이 생산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업체라는 것.

지난 20일 진행된 구매 입찰에는 로윈·다원시스 컨소시엄과 현대로템, 우진산전 등 3개 업체가 참여했다. 문제는 주계약자인 다원시스는 전력전자사업 핵심소재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부품업체이고, 로윈은 인천시에서 큰 논란이 됐던 월미은하레일을 제작한 것이 유일한 완성차 생산 실적이라는 점이다.

월미은하레일은 인천시가 총 공사비 853억원을 들여 인천역~월미도 문화거리~월미공원~인천역을 도는 6.3km구간의 열차로 지난 2008년 공사를 시작해 2010년 6월 완공됐지만 차량 안전성 등의 문제로 사업이 취소된바 있다. 발주처인 인천교통공사는 '철도 완성차량 제작 무경험'인 로윈의 차량 제작·납품을 월미은하레일의 문제점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동차 제작 실적이 없는 다원시스는 서울시 2호선 입찰에 단독응찰이 불가능해 로윈과 손을 잡았다"며 "하지만 정작 로윈이 내세운 7호선 납품 실적은 부품에 대한 공급계약으로 확인됐다.
결국 이들 업체는 완성차 제작 실적이 전혀 없는 셈"이라고 밝혔다.

또 서울메트로가 입찰 공고 당시 입찰 참여 업체의 경영상태와 납기준수능력을 평가하는 공장실사 규정까지 삭제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특정 업체를 위해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서울메트로는 지난해 12월 24일 조달청을 통해 구매 차량의 정보제공을 위한 목적으로 '전동차 평가기준 및 평점표'를 사전 공개했다. 여기에는 '평가기관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시 업체의 제작공장 방문조사 등을 포함하고 절대납기준수 능력, 고품질 전동차 제작능력, 성능입증 능력 등을 종합평가한다'는 내용의 '업체의 제작공장 방문조사' 항목이 포함됐었다.

하지만 지난 2월 3일 공식 입찰 공고에는 이 부분을 전면 삭제했다. 이에 대해 서울메트로 측은 "국제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돼 (제작공장 방문조사를 포함한) 기업실사를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조항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업체의 제작공장 방문조사는 입찰 참가 업체들의 경영상태나 제작가능 여부를 가늠하는 주요 평가항목 중 하나다.
로윈은 심각한 재정난으로 지난 2014년 5월 14일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현재 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직원들도 20여명만 남아있는 상태며 경북 김천에 위치한 공장은 문을 닫은 지 오래이기 때문에 제작공장 방문조사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최진석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논란이 많던 월미은하레일 제조사가 낙찰자로 선정됐다는 점은 다소 놀랍다"며 "서울시민의 안전이 달린 전동차 제작업체를 선정하는데 제작경험은 물론 기술력과 품질검증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ironman17@fnnews.com 김병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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