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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美-中 SW 경쟁속 한국의 전략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3.26 16:45

수정 2015.03.26 16:45

[책을 읽읍시다] 美-中 SW 경쟁속 한국의 전략은

소프트웨어 전쟁
백일승 / 더하기북스

2000년 이후 미국 나스닥의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은 대부분 소프트웨어 기업이었다. 2010년을 기점으로 소프트웨어는 IT산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통적 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령 우버(Uber·모바일 차량 예약서비스)는 택시를 넘어 운송업 전체를 긴장시키고 있고 아마존은 책과 전자제품뿐만 아니라 식품 유통까지 손을 뻗으며 유통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애플은 곧 출시될 애플 워치로 스위스 시계 명가를, 애플 페이는 핀테크 열풍을 일으키며 금융업계를 흔들고 있다. 구글이 실험 중인 무인자동차의 핵심도 소프트웨어다.

소프트웨어가 문제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MS의 창업자 빌 게이츠도,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저커버그도, 프로그래밍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코딩' 배우기를 홍보하고 있는 이유다.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사물인터넷도, 3D 프린팅도, 빅테이터도, 소프트웨어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책은 현시점을 '소프트웨어 전쟁시대'라고 명명한다. 미국의 최대 라이벌로 꼽히는 중국에서는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서비스 접속이 차단돼 있다. 그러나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막는 이같은 규제가 오히려 중국의 소프트웨어 기업들에 기회를 제공하는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 새로운 서비스가 중국에 자리 잡지 못하도록 막으면서 이를 복제할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다. 책에 따르면 지난 2009년 구글의 검색과 유투브를 비롯한 일부 서비스가 차단됐을 당시 중국 토종 검색엔진 바이두와 영상 서비스 투도우왕이 급성장했다. 바로 소프트웨어 '산자이(山寨) 전략'이다. 산자이는 본래 '산속의 소굴'을 뜻하지만 '불법 짝퉁 제품'을 얕잡아 일컫는 말로 쓰인다. 그러나 후발국가에게는 중요한 전략이기도 하다. 기초 연구를 생략하고 완제품을 베껴 나아가 개선시킬 수 있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XP의 보안 지원을 종료하기로 발표한 후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은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정부는 윈도8의 탑재를 금지한데다가 호환성 문제를 지적하며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MS를 고발하기까지 했다.

책은 이러한 일련의 사건에 소프트웨어를 둘러싼 양국의 치열한 경쟁이 숨어있다고 분석한다.
이와함께 한국의 기업들은 어떤 전략으로 소프트웨어 전쟁에 뛰어들어야 할지, 정부는 어떤 비전을 제시해야할지 조언한다.

이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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