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증권가, 매도 리포트 내라"

윤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3.26 22:12

수정 2015.03.27 14:06




"투자자를 보호하고 금융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선 증권업계가 과감히 매도 리포트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CFA코리아-대신 컨퍼런스'에 참석한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사진)은 "우리나라 조선·전자·자동차·화학업 등은 전세계 5위권으로 성장했지만 금융업은 80위권에 머물고 있다"면서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지 않으면 30년 후 금융산업은 어떤 모습일지 심히 걱정이 된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황 회장은 "우리나라 금융산업이 우간다 수준으로 전락한 원인 중 하나는 증권업계가 과감하게 매도 리포트를 내지 못했던 것"이라며 "증권사 고위 관계자들이 투자자 보호보다 회사의 영업이익을 우선시했던 것이 오늘날 단기투기 성향이 강한 자본시장을 만들어냈다"라고 말했다.

그는 씨티증권이 상장주관사로 참여했던 제일모직에 대해 '매도'의견을 제시한 것을 사례로 들었다. 황 회장은 "사실 우리나라는 관행상 증권사가 매도 리포트를 발행하면 해당 기업이 애널리스트나 기업금융(IB) 부서에 연락해 향후 기업공개(IPO) 및 인수·합병(M&A) 업무를 맡기지 않겠다고 구박한다"면서 "그러나 앞으로 애널리스트들이 해당 기업 주가가 과평가됐다고 판단할 땐 과감히 매도리포트를 내고 이를 사장과 임원들이 서포트 할 때 투자자 보호 관행이 정착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황 회장은 "일각에서 정부의 과잉 규제로 금융산업이 정체됐다고 주장하지만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라면서 "과거 규제를 완화한 후 카드사태와 동양사태 발생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즉, 정부가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국민들의 질타를 야기하고 이에 정부가 오히려 규제를 강화할 수 있다"면서 "업계 스스로가 투자자를 보호하고 자정 노력을 철저히 하지 않으면 규제를 완화해주고 싶어도 해줄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정부의 산업정책·법·제도와 업계의 치열한 노력이 어우러지면 우리나라 금융 산업이 도약할 수 있다"면서 "정부도 규제일변도의 규제 정책을 집행하고 업계도 투자자보호 등의 중요한 문제를 등한시 한다면 금융 산업은 20~30년 후에도 지금과 비슷한 수준에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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